글로벌 톱5 IPO 중 4개를 미국이 휩쓸어…상반기 미국 M&A 규모, 전년비 20% 급증
아시아와 유럽은 정치 불안과 경기둔화를 배경으로 IPO와 M&A 활동이 위축하고 있지만 미국시장은 강한 경제와 여전히 견실한 상승세를 보이는 증시에 힘입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규모 상위 5개사 중 4개를 미국이 휩쓸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테크놀로지가 81억 달러(약 9조3600억 원)를 자금 조달해 1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화학업체 어밴터(33억 달러·2위)와 우버 경쟁사 리프트(26억 달러·3위),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16억 달러·5위)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이외 기업으로는 이탈리아 금융결제업체 넥시(Nexi)가 23억 달러(4위)로 유일하게 순위에 들었다.
M&A 시장에서는 미국 독주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국 제약업체 애브비가 지난주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을 630억 달러로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를 보여주는 최신 사례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는 지난달 항공우주 관련 부품 사업을 방위산업 대기업 레이시온과 860억 달러에 합병하기로 결정했으며 연초에는 제약 대기업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경쟁사인 세엘진의 810억 달러 규모 초대형 M&A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톱5 중 미국 이외 ‘딜(Deal)’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690억 달러 규모 석유화학기업 사빅 인수가 유일했다.
딜로직은 올해 상반기 미국 M&A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한 1조5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이외 다른 국가들은 지정학적 긴장과 경기둔화를 배경으로 M&A가 위축됐다. 상반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M&A가 전년보다 23%, 유럽은 53% 각각 급감했다. 그 결과 글로벌 M&A 규모는 전년보다 11% 감소한 1조9700억 달러에 그쳤다.
아시아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해 기업들이 딜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전월과 같았으며 2개월 연속 경기위축을 이어갔다.
유럽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 경영진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경기둔화 신호를 보이는 것도 IPO와 M&A 활동을 위축시켰다. 독일의 지난 5월 실업률(계절조정)은 5.0%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라 2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상황을 반전시킬 요소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 외에 다른 지역의 IPO와 M&A가 주춤한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래리 슬로터 부회장은 “우리는 정치 상황이 아주 곤란하고 반독점 규제도 매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며 “그러나 전 세계 기업들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