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이 치솟는 가운데 최근 일본 맥주 판매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에 따르면 최근 이틀간 (2019년 7월 3일~4일) 전체 맥주 판매량은 1.2%가량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일본 맥주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9% 떨어졌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씨유)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이 회사의 최근 4일간(2019년 7월 1일~4일) 전체 맥주 판매량은 1% 올랐지만, 같은 기간 일본 맥주 판매량은 -1%로 전년 동기 대비 떨어졌다.
통상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7월에는 맥주 판매가 오름세를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 맥주 판매가 주춤한 것은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라 일본 식음료 소비를 자제하자는 움직임에 영향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U 관계자는 “1% 내 변동은 날씨 변화에도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 유의미한 통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기업들이 상세하게 적힌 불매 리스트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 리스트에는 전범 기업부터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와 소니, 캐논 등 전자제품을 비롯해 유니클로 등 의류업체, 아사히, 기린 등 맥주 브랜드 등이 포함됐다.
일본 맥주에 대한 관심이 주춤한 것은 대형마트 역시 마찬가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략 1% 내외 수준으로 일본 맥주 인기가 식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다음주나 되야 의미있는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맥주 판매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먼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최근 시작된만큼 주말을 시작으로 다음주부터 일본 맥주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불매운동에서 언급되는 업체가 예전부터 전범 기업으로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실제 매출에 영향이 없던 만큼 효과가 미미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3~4년 전부터 칭타오 등 중국 맥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일본 맥주의 인기는 사그러들고 있다”면서 “이미 일본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고 있던 만큼, 불매운동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연합회 측은 일부 소매점에서는 이미 일본 담배와 맥주에 대해 전량 반품처리하고 판매를 중지했다면서 한국마트협회 회원사 200여 곳이 자발적으로 동참했다고 밝혔다. 다만, 편의점의 경우 일본 상품 판매 여부는가맹점주의 판단에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