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코웨이 재매각을 이달 중으로 공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사이 주가가 하락해 매각가를 직전 수준으로 받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조만간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할 예정이며 이달 중 예비입찰을 추진한다.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정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코웨이는 기업 자체로는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지난해 매출 2조7000억 원, 영업이익 5200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렌털 시장 상위 7개사 합산기준 웅진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문제는 현재 코웨이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하던 당시 10만 원까지 오른 주가는 현재 7만 원대로 떨어졌다.
웅진은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32억 원에 사들였다. 주당 가격은 10만3000원이다. 이후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 현재 25.08%를 보유하고 있다. 웅진그룹이 투입한 금액은 1조9000억 원에 달한다.
웅진이 원하는 매각가격은 2조 원가량으로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인수자는 40%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하는 셈이다. 반면 현재 가치를 고려해 가격을 산정할 경우 웅진은 인수가 대비 40%가량을 할증해야 한다. 인수금융 등 차입금을 상환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웅진의 코웨이 인수는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였다는 지적이다. 초기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 원의 CB 발행을 추진하며 인수를 주도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CB를 받아주지 않으면서 무산될 상황에 부닥첬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 주선과 함께 CB까지 떠안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웨이 인수전에 총 1억6000만 원을 투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초기에 CB가 소화되지 않은 것이 시장이 보내는 신호였다고 본다. 그러나 인수구조를 짰던 주관사가 이를 감지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한 건의 M&A를 주관하는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는다.
시장에서는 한 차례 '판단 미스'를 저질렀던 한국투자증권이 재매각을 주관하는 데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웅진의 신용등급은 당분간 정상화되기 힘들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와 신용도 하락을 경고해왔다. 웅진그룹의 'BBB-' 등급 하락은 재매각의 트리거가 됐다.
한국신용평가는 4월 웅진그룹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등급전망 상향 조건으로 '그룹의 재무부담이 크게 완화되는 경우'를 꼽았다.
재매각 추진에도 등급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통상적으로 신용등급 조정은 후행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정익수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재매각이 중요한 크레딧 이벤트는 맞지만 지금으로써는 판단할 수 없다"며 "매각가가 중요한 요소이며 그 과정에서 자체 차입금을 잘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차입금을 해결하고 재매각이 잘 성사되는 데까지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웅진은 낮은 신용등급 탓에 자금 조달 방안이 막막한 상황이다. 코웨이 재매각에 시간 끌기를 할 여유가 없다. 북센 등 자회사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코웨이 인수 후보로는 2012년 코웨이 인수에 관심을 보인 GS, CJ와 렌탈 사업을 운영하는 LG전자, SK네트웍스, 현대, 롯데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웅진의 급박한 재무사정을 아는 원매자들이 시간을 끌면서 매각가를 낮추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