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학철 "LG화학, 日 제재 현실화 시나리오 대비…당장 영향 없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4대 경영중점과제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은 당장 없으나 향후 규제 품목이 확대될 경우를 가정한 상황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일본 수출규제 품목이) 반도체향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영향이 없다”면서도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어떻게 될지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시나리오 플래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신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경우 이미 다각적으로 원재료를 조달하고 있는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실화 된다면 당장의 영향을 구체적으로 스터디 해보진 않았으나 원료와 지역 다각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부회장은 “특히 자동차 전지쪽에 들어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소재에 대한 것은 이전부터 내재화하거나 원료·지역 등을 다각화해 왔다”면서 “통상 한국, 일본, 중국 또는 경우에 따라 유럽에 있는 2~3개 업체에서 소싱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이미 핵심 소재에 대한 내재화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의 경우 현재 청주·오창 라인의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새롭게 들어서는 구미 공장에서도 이를 생산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이미 청주·오창 공장에 (양극재) 라인이 있으며 기확장 계획이 있다”며 “(기존 라인 증설) 계획 이후 구미 공장도 계획을 짜게 되면 국내 양극재 케파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매출을 향후 5년 내 59조 원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를 달성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공표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전지를 중심으로 전지사업의 매출을 전체의 50% 수준인 31조 원까지 끌어올리고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현재 60%에서 30%대로 낮춰 보다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출할 계획이다.

지역별 매출 역시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시장의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현재 20%수준에 불과한 미국과 유럽지역의 매출을 40%이상까지 높일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작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4% 에 달하는 고성장을 기록할 예정”이라며 “전지사업이 성장을 견인하는 건 맞으나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도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트폴리오와 지역의 다변화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과 ‘고객’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 등 4대 경영 중점 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해 전체 매출액의 4%에 달하는 1조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연말까지 R&D인원을 약 6200명으로 늘릴 방침”이며 “특히 투자가 수익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 과정에 상품기획·마케팅 조직을 참여시켜 철저히 시장과 고객의 관점에서 검증하고 미래 유망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등 외부 업체와의 기술 협력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Lean Six Sigma)를 도입해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하고 매출액 대비 ‘실패비용’(공정손실·재작업·반품처리 등 비용)을 5년 내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며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 부회장은 “핵심 자산인 사람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며 “유럽,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탁월한 인재를 끌어모으고 사람을 통한 차별화를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신 부회장은 LG화학을 둘러싼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에너지저장장치(ESS)화재와 관련해 “어떠한 경우라도 화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디자인 등을 더욱 안정성을 강화한 설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에 대해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 할 말이 없다”면서도 “어떤 회사든지 제일 중요한 게 생각하는 부분이 영업비밀을 포함한 지적 재산권에 대한 보호”라고만 답했다.

이어 “중국의 지리 자동차와의 협업도 기술 유출 등의 리스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기술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이번 조인트벤처(JV)설립에 있어) 상당히 만족스러울 정도로 포함이 돼있으며 향후 (기술 보호는) 최우선적으로 신경쓰고 충분히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