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홍콩 편...중국-홍콩 갈등에 휘말린 포카리스웨트

입력 2019-07-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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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보도’ 비판 TVB 광고 중단 결정…홍콩서는 인기 급등에 품절·중국은 불매 운동

▲일본 오츠카홀딩스 홍콩법인의 TVB 광고 철회 결정에 대한 홍콩 시위 주최측의 감사글과 그에 대한 답글. 출처 트위터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음료수 포카리스웨트가 중국과 홍콩 간 갈등에 휘말리게 됐다.

포카리스웨트를 제조·판매하는 일본 오츠카홀딩스 홍콩 법인이 현지 유력 TV방송국 TVB에 내보내고 있는 CM(광고)을 중단한다고 하자 홍콩과 중국에서 상반된 반응이 격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허프포스트가 보도했다.

오츠카가 TVB에 내보내던 CM을 중단한 건 TVB가 홍콩에서 최근 벌어진 대규모 시위 보도에 대해 “중국 편향적”이었다는 비판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홍콩 네티즌 사이에서는 편향 보도를 한 TVB에 대해 광고를 취소하도록 호소하는 운동까지 벌어졌다. 이 여파로 오츠카홀딩스가 광고 중단 결정을 내리자 홍콩 현지에서는 포카리스웨트의 인기가 순식간에 치솟으면서 곳곳에서 품절 사태까지 일어났다.

시위 주최 단체 중 한 곳은 전날 트위터에 “포카리스웨트를 홍콩 시위 공식 지정 식품으로 정했다”며 “일부 홍콩 시민은 친정부 채널인 TVB에서 광고를 철회하기로 한 브랜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자 매장에서 모든 포카리스웨트 제품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오츠카 홍콩 법인은 “의견에 감사한다”며 “우리는 지난주 방송광고를 철회하기로 했다. 다른 TVB 플랫폼에서도 광고를 내려줄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광고 중단에는 2주가 걸린다”는 답글을 올렸다.

반대로 홍콩 시위를 아니꼽게 보는 중국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등이 이 소식을 전하자 웨이보 등에서는 “홍콩과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기업과 제품은 중국시장에서 좋은 결실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글이 쏟아졌고 불매 선언이 잇따랐다.

환구시보는 이날 일본 기업이 잘못된 스탠스를 취함에 따라 중국 본토에서 엄격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TVB 대변인은 “우리는 폭력 시위 가담자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도했다”며 “시청자들이 여러 각도에서 장면을 목격하면 당시 상황에서 경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오츠카홀딩스는 “우리는 광고 예산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다양한 매체에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를 평가하고 있다”며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홍콩 법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영어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오츠카는 중국 톈진과 광둥성 등에 있는 3개 공장에서 포카리스웨트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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