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불똥 튈라…日 진출 기업들, 상황 예의주시

입력 2019-07-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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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역으로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일본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확산될까 좌불안석이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 내에서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일본 내에서 한국 제품 구입을 꺼리는 이상기류는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면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본 진출 기업들은 아직까지 일본 수출 물량의 변동이나 소매점에서 한국 제품 판매량 감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 진출 기업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일본에 진출한 한 기업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본산 불매운동이 거세지자 지난주 주일한국대사관과 도쿄 한국기업연합회 등에서 진출 기업들에게 공지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진출 기업 가운데 영향을 받는 기업이 있는지, 또는 영향을 받은 구체적인 사례를 알려달라는 것이 메일 내용의 골자다. 가시적인 변화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양국간 갈등이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주류업계의 경우 이번 사태를 눈여겨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진로재팬을 통해 소주와 막걸리 등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재팬은 일본 현지 고정고객층을 위해 과일 막걸리 등 일본 전용 맞춤형 제품까지 내놓으며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해 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본에서 소주 ‘참이슬’이 지난 3년간 33% 성장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극우 성향의 일부 일본인들을 제외하고는 한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순당은 벚꽃시즌 등 특정 시기에 일본에 막걸리를 수출하고 있지만 상시 수출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오리온, 농심 등 스낵류와 라면 등을 일본에 수출하는 식품기업들도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진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치적인 문제로 치부해 한국제품을 불매하는 움직임이 일어나진 않고 있다”면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도 매출에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 관계자는 “일본 언론에서 한국산 불매운동과 관련한 내용을 보지 못했다”며 “간혹 한국에서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는 기사는 나오지만 한국제품을 판매하는 매장 방문객 중 상당수가 여전히 일본인일 정도로 반한 감정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아직까지 일본 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은 없지만 불매운동이 일어날 경우 B2C 중심의 소비재 제품이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는만큼 일본 현지의 평온한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날지에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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