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R 이모지 다양한 활용법 고민 중”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 문자인 이모지는 해를 거듭할수록 계속 발전하고 있다.
간단한 픽토그램에서 시작해 오늘날에는 사용자의 얼굴을 본뜬 AR(증강현실) 이모지까지 등장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에 있는 AR 이모지는 사용자의 얼굴과 표정을 비슷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전신과 움직임을 묘사할 수 있다.
스마트폰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AR 이모지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향후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이모지의 모습은 무엇일까.
갤럭시S10 시리즈의 AR 이모지를 만들어낸 삼성전자 상품기획자 김용일·류한준 씨, UX 디자이너 이민경 씨, 개발자 임진호·최민석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AR 이모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류 씨는 “우선 AR 이모지에 대한 사용자 수요를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며 “이를 위해 주변 지인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모니터링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AR 이모지를 기획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디자인 단계에서는 표정, 스티커 등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왜냐하면 같은 슬픔이라고 해도 펑펑 울지, 슬픈 표정만 지을지 등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특별한 예시를 찾을 수 없을 땐 팀원들이 직접 연기하고 촬영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AR 이모지는 전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신발, 액세서리 등 각 부분에서 어떤 요소를 활용할지 정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제공할 의상을 결정하기 위해 각종 쇼핑몰을 돌아봤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분야에 개발을 맡은 임 씨는 3D 데이터를 어떻게 구조화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예를 들어 팔을 표현할 때도 우선 ‘팔의 전체 뼈대를 다섯 개로 나눈 뒤, 그중 두 개는 옷으로 가리고 나머지 부분에는 팔을 표현하자’는 등 세분화된 의사결정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이어 “데이터 구조화에 대한 끝없는 고민의 결과로 AR 이모지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기도 했다. 이모지 뒤에 표현되는 그림자 같은 요소가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개발자들은 삼성전자의 AR 이모지는 기존의 이모지와 여러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 씨는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선보인 이모지는 비슷한 얼굴 모양에 헤어스타일을 더해야 다른 사람과 구별할 수 있었다”며 “AR 이모지는 얼굴 모양과 디테일한 모습을 다르게 만들 수 있는 등 사용자의 실제 특징을 최대한 잘 살려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갤럭시S10에 적용된 이모지는 가면 모드, 미니 모션 등 카메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풍부하다”며 “카메라에서 활용할 수 있는 특화기능으로 출발해서 그런지,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사진, 영상 촬영 때 이모지를 얼굴에만 적용하는 가면 모드는 얼굴을 노출하고 싶지 않으면서 개인방송을 하기 원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유용하다.
삼성전자는 AR 이모지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을 넘어 게임에도 사용되고, 비서 역할을 하는 이모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 씨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이용자가 이모지를 재밌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소수 사용자도 취향에 맞게 이모지를 꾸밀 수 있도록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 씨는 “AI(인공지능) 시대에 이모지가 가상의 비서로 활용되는 미래를 꿈꾼다”며 “지금은 삼성의 AI 비서인 빅스비가 목소리로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데, AR 이모지가 우산을 쓰고 있는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여준다면 더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 씨는 “개발자 처지에서는 이모지의 사용성을 높이는 게 중요 과제다”며 “이용자와 더욱 다양한 반응을 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김 씨는 “사용자는 온라인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AR 이모지를 활용한다”며 “그래서 AR 이모지는 실제 모습과 다른 모습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자유롭게 AR 이모지를 꾸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