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일본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3대 대형마트 노동조합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일본제품을 고객에게 안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마트지부, 롯데마트지부, 홈플러스지부로 구성된 마트산업노동조합은 24일 오전 10시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대 대형마트 본사에 일본제품 판매 철수를 요구하고, 고객에게 마트 내에서 판매하는 일본 제품을 안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민정 사무처장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후 국민적 분노에 공감한 편의점, 중소마트 등에서는 일본제품을 판매대에서 철수하고 있는데 대형마트는 여전히 일본제품을 판매하고 할인행사까지 진행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마트노조는 대형마트 매장에서 일본제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국민적 분노에 동참해 매장에서 일본제품을 안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대 노동조합 측 관계자는 “2019년 노동자인 우리가 일제 강점기 살고 있었다면 강제징용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노동자의 마음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에게 호소한다. 다시는 일제 침략을 당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일터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불매운동에 나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마트 노동자들도 이날 각자 소속된 대형마트에 일본제품 철수를 촉구하며 일본 불매운동 참여를 요구했다. 특히 불매운동 기간 일본 아사히 맥주를 묶음으로 할인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의 중심에 선 이마트 측 노동자는 “기업윤리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을 보여준 행위”라며 이마트를 비판했다. 이마트 경기본부장은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일본산 제품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마트에서도 그런 멋진 발표가 있지 않을까 내심 기다렸다“면서 ”기대와 달리 부끄러운 소식이 들려왔다. 일본 불매운동이 하루이틀 사이에 일어난 일도 아닌데 불매운동 전에 진행된 행사라 미리 치우지 못했다는 해명은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민족 기업으로 낙인 찍히고 싶지 않으면 국민 정서를 헤아리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롯데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라고 선언했다. 롯데마트는 일본제품 판매 중지를 통해 롯데가 일본기업이 아님을 알려야 한다. 진정성이 있어야 대한민국에서 기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역시 ”현장에서는 우리도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모든 노동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본제품을 안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구경하는 시민들도 이날 일본 불매운동에 공감하는 의사를 표했다. 박경자(63) 씨는 “마트노조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서 노동자들이 안내하지 않겠다는 것을 불편하게 느낄 소비자는 별로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마트노조는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일본 불매운동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일본상품이 진열된 모형 판에 일본제품 보이콧 스티커를 붙이며 일본제품 안내 거부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건 쉽지 않다. 회사 대 회사의 문제이기 때문에 상호간 계약 사항이고, 임의로 일본제품을 마트에서 철수하면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령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이런 사정 탓에 대형 유통사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일본제품을 전면에 배치하지 않고 일본 상품에 대해서도 과도한 할인행사를 지양하는 선에서 불매운동의 뜻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