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제조업체인 BYC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일부 관계사는 매출액의 100%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오너 3세가 주주로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재원을 확보한 뒤 이를 그룹 지배력 확보에 활용하는 방식이 눈에 띈다.
BYC그룹은 오너 일가가 개인회사들을 통해 BYC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중 높은 내부거래로 주목받는 회사는 △신한에디피스 △남호섬유 △백양 등이다.
한석범 사장의 장남인 한승우 이사가 지분 58.34%, 한 사장이 16.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에디피스는 의류, 메리야스, 잡화 등의 도소매업과 부동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68억 원 중 39.71%에 해당하는 27억 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 비율은 △2016년 34.94% △2017년 36.71%를 기록해 매년 소폭 증가 추세다.
특히 신한에디피스는 올해 시간외매매와 장외매수 등을 통해 BYC 보통주 지분율을 5.53%(3만4526주)에서 10.57%(6만6026주)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BYC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오너 3세인 한승우 이사의 지배력 강화에 힘을 보탰다.
의류판매시설 장식장 제조업을 하는 남호섬유의 내부거래는 더 심각하다. 한 사장이 지분 60%를 갖고 있는 남호섬유는 지난해 전체 매출 3억 원 전부를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BYC, BYC마트 등과의 내부거래로 발생된 매출이다. 2016·2017년에도 내부거래로 매출의 100%를 거뒀다.
비주거용 건물 등의 임대업을 영위하는 백양은 한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한 사장의 누나인 한지형씨가 29.4%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다. 지난해 12억 원의 매출액 중 절반인 6억 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내부거래 비율은 △2016년 42.86% △2017년 55.55%로, 남호섬유와 마찬가지로 매출의 절반 가량을 BYC, BYC 마트 등을 통해 거둬들였다.
BYC는 자산 5조 원 미만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100%라는 것을 감안하면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BYC 관계자는 “현재 BYC의 내부거래는 법의 범위에 벗어나지는 않는다”며 “내부거래라는 것은 계열사들이 경쟁력 갖춰 다른 매출이 일어나게 되면 줄어들게 되는데 그런 차원에서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