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기대감이 높았던 하이투자증권의 증자가 연내에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중소형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투자증권도 사업 확대를 위한 증자의 필요성이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 7560억 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17위 수준이다. 올 1분기 기준으로는 자기자본 7721억 원, 총자산 8조1882억 원, 총부채 7조4161억 원, 당기순이익은 167억 원 규모의 중형 증권사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DGB금융지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증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DGB금융지주 측은 30일 “현재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매각이 주요 이슈인 만큼 증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연내 증자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자기자본규모는 증권사의 사업규모나 시장지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순자본비율, 레버리지배율, 신용공여한도 등이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 때문에 자기자본이 증권사의 지위와 사업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특히 기존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자기자본을 활용한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중소형 증권사들도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 수익성 활로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는 키움증권과 SK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올들어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처럼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사들이 자기자본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고,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도 금융투자업계 10위권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한 만큼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한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 특화된 증권사로 성장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협의체 구성 등 다양한 성과를 이루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PI, IB, 채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본사 영업 등의 사업 강화를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유상증자가 이뤄진다면 신용도에도 한 번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지주로 대주주가 변경됨에 따라 신용도가 상승한 바 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이 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레버리지 배율에 여유가 생기고 늘어난 자본을 활용해 더 큰 수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또 한 번 등급 상향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