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소재ㆍ부품 수입 줄어…양대 수출 시장 '미·중 수출'도 나란히 감소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9년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7월 수출액은 461억3600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518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1.0% 줄어든 액수다. 1~7월 연간 누계 수출액도 3491억 달러에서 약 3177억 달러로 9.0%가량 감소했다. 한국의 월간 수출 성적(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12월 이후 여덟 달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7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줄어든 437억 달러, 무역수지는 24억4000만 달러 흑자다.
산업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 미ㆍ중 무역분쟁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과 주력 품목 수출 단가 하락을 수출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한일 간 교역액은 66억8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1% 줄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대일(對日) 수출액은 25억3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에 그쳤지만, 수입액(41억5500만 달러)은 1년 새 9.4% 줄었다. 정밀화학제품, 합성수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일본산 소재ㆍ부품 수입이 감소해서다. 일본이 4일부터 한국에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원자재 세 개 품목은 지난달부터 수입량이 아예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들 품목의 일본발(發) 수입액은 3억8547만 달러였다.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 나가는 수출액도 줄었다. 지난달 대미(對美), 대중(對中) 수출액은 각각 61억900만 달러, 114억7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7%, 16.3% 감소했다. 특히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현지 경기가 악화하면서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등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었기 떄문이다.
주력 품목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13대 주력 품목(반도체, 일반 기계,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석유 제품, 철강,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섬유류, 가전, 컴퓨터) 가운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가전을 뺀 10개 품목의 수출액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수출 호황을 이끌던 반도체 수출액(74억6300만 달러)은 1년 전(103억8300만 달러)보다 28.1%나 감소했다. 8기가 D램 반도체 가격은 지난달 초 사상 최저점을 찍고 반등했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57.6% 낮은 수준이다. 특히 수출에 주로 활용되는 고정 가격은 반등이 더욱 느리다.
석유화학 수출액도 43억 달러에서 37억6000만 달러로 13.5% 줄었다. 유가 하락으로 수출 단가가 계속 떨어지는 데다 국제 수요도 위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 수출(27억3000만 달러) 역시 수요 부진과 경쟁국의 공급 확대로 21.7% 감소했다.
앞으로의 수출 전망도 불투명하다. 주력 품목의 수출 단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일본의 경제 보복 등 악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예정대로 2일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 국가)에서 제외하면 목재와 식료품을 제외한 최대 1100여 개의 일본산 원자재 수입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수입할 때마다 건별로 통상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개별허가' 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향후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경우, 일정 부분에 있어서 우리 수출과 양국 간 교역,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고 우려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현재의 수출 부진 상황에 대해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하반기에도 수출 총력지원 체계를 지속 가동, 수출 활력이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WTO 제소와 함께 양자・다자 차원에서의 통상대응을 강력하게 전개하는 한편,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기 물량 확보, 대체 수입처 발굴, 핵심 부품・소재・장비 기술개발 등을 위해 세제・R&D자금・무역보험 등 범부처 가용수단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