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NO재팬... 유통가 ‘광복절 마케팅’ 살아난다

입력 2019-08-0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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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카스 태극기 패키지’ 판매... 모나미, 무궁화 디자인 볼펜 선봬

▲8.15 광복절을 맞아 모나미에서 출시하는 ‘FX153 광복절 패키지’와 모나미 프리미엄 볼펜 ‘153 무궁화’. 사진제공 모나미
일본의 무역 보복이 장기화하면서 유통가에 8·15 광복절 마케팅이 활력을 얻고 있다. 태극기가 특정 정치 세력의 상징으로 대표되고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애국심 마케팅에 다시금 불씨가 붙기 시작한 것이다. 편의점과 패션업체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애국심 마케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카스 태극기 이색 패키지’를 단독 한정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국산 맥주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오비맥주와 협업으로 선보이는 홈플러스의 이번 행사는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70여 가지의 상품에 대해 50% 할인 행사를 펼친 이후 처음이다.

카스 캔맥주 12개(355ml)로 구성된 이번 패키지는 카스 브랜드를 나타내는 파란색 바탕에 태극기의 건곤감리(乾坤坎離)’가 프린트된 파우치에 담겨 판매된다. 김현열 홈플러스 바이어는 “전 국민과 함께 광복절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이번 이색 패키지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모나미는 광복절을 앞두고 저점도 잉크 볼펜 ‘FX 153’의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번 광복절 패키지는 투명한 몸체에 한글로 제품명을 넣었고, 내부에는 태극 무늬와 태극기의 건곤감리 4괘, 무궁화 이미지가 디자인된 볼펜 심을 넣었다. 11번가 역시 모나미와 함께 프리미엄 볼펜 ‘153 무궁화’를 11일 내놓기로 했다.

앞서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를 통해 이달 1일부터 태극기 역사 알리기와 독도 영유권 강화를 위한 ‘독도 사랑 에코백’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훈처와 독립기념관과 손잡고 독립 운동 및 한국전쟁과 관련된 중요한 태극기 역사를 소개하는 스티커를 제작해 도시락 전 상품에 부착하기로 했다. 이마트24는 영화 ‘봉오동전투’와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내놓고 광복절 의미를 되새긴다.

▲모델들이 5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카스 태극기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홈플러스
유니클로 대체상품으로 주목받는 신성통상의 ‘탑텐’과 이랜드의 ‘스파오’ 역시 토종 패션 기업임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탑텐은 최근 김구, 유관순 등 독립운동 관련 인물과 ‘1945’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8ㆍ15 캠페인 티셔츠’를 내놓은 지 한 달여 만에 준비 물량의 95%를 팔아치웠다. 스파오도 토종 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 캐릭터와 협업한 티셔츠와 에코백 제품을 출시하고, 광복절 당일 일부 매장에서 할인 쿠폰 이벤트를 열 예정이다.

르까프는 ‘토종 신발의 자존심’이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있다. 이 브랜드는 1953년 ‘기차표 고무신’을 만든 동양고무공업주식회사를 전신으로 둔 화승의 브랜드로, 일본 불매운동 이후 데상트와 아식스의 대체 상품으로 거론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애국심 마케팅에 대해 유례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5년 광복 70주년 당시 경쟁적으로 애국심 마케팅을 펼친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였기 때문이다. 그간 특정 이슈에 태극기가 동원되고 중국 및 일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업계로서는 정치적인 민감성 때문에 적극적인 광복절 마케팅이 부담스러워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면서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고 실적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트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애국심 마케팅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A마트 관계자는 “광복절까지 시간이 아직 있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 “이르면 주말쯤에 마케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B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결정된 8월 중순 이벤트에 광복절 내용을 끼워 넣어야 할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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