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는 물가가 높은 편이다. 물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아파트 평당 가격이 서울 자치구 중 3번째로 높다. 지역 전반의 물가가 높은 만믐, 밥 한 끼 가격도 비싸다. 서초구에 사는 1인 가구는 물론 직장인도 메뉴판에 써진 가격을 보고 주판알을 튕기기 일쑤다.
서초구에는 직장도 많아 ‘혼밥족’이 궁둥이를 붙이기도 쉽지 않다. 교대와 서초역 인근에는 법원과 검찰이 있고 법무법인도 즐비하다. 학원, 상업 시설과 병원도 많다. 직장인이 갈 만한 식당은 많지만 홀로 밥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혼밥 명소는 있다. 바로 ‘찹스틱’이다. 혼밥을 위한 핵심 요소를 잘 갖춘 곳이다. 메뉴와 구성도 알차 점심ㆍ저녁을 깔끔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다.
◇착한 가격이 강점…6000원 이내 메뉴들
혼자 살 거나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비싼 점심을 먹기에는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오후에 일과가 남아 있다면 시간이 부족해 고급스러운 음식을 음미하기도 어렵다. 싸고, 가볍고, 맛있게 먹는 게 중요한 이유다.
덮밥 요리 전문점인 ‘찹스틱은’ 음식 가격이 6000원에 맞춰져 있다. 김치볶음밥, 차돌덮밥, 돈가스덮밥 모두 6000원이다. 기호에 따라 토핑과 공깃밥을 추가할 수도 있다. 토핑은 고기 종류에 따라 2000~4000원, 공깃밥은 1000원이다. 그래도 1만 원을 넘지 않는다.
가격이 저렴해도 맛과 질이 좋지 않다면 찾을 이유가 없다. 차돌덮밥을 주문한 직장인 이진영(35) 씨는 “6000원짜리 치고는 음식의 질이 나쁘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차돌박이에서 싼 맛이 나지 않고 꼬들꼬들해 맛도 괜찮다”라며 “김치 역시 김치 맛집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차돌덮밥은 물론 다른 덮밥에도 부추, 상추, 김, 계란 프라이가 함께 나와 맛의 풍미를 높였다. 저렴하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맛과 건강도 염두에 둔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5분이면 나오는 음식…짧은 점심시간도 'OK'
찹스틱의 또 다른 장점은 밥이 빨리 나온다는 것이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넣고 자리에 앉아 숟가락과 젓가락을 깔면 금세 밥이 나온다. 덮밥 종류는 5분 이내에 밥이 나왔다. 면 요리는 삶는 시간이 있어 10분 정도 걸렸다.
직장인 황미연(32) 씨는 “점심시간이 1시간인데 사무실을 빠져나오고 밥을 기다리는 시간만 해도 족히 20~30분 걸린다”라면서 “여기는 밥이 빨리 나와서 커피 마실 시간이 많아 좋다”라고 설명했다. 황 씨뿐만 아니라 찹스틱을 방문한 손님들은 대체로 식사를 빨리하고 자리를 떠 남은 점심시간을 보냈다.
대신, 혼밥 특유의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메뉴도 그렇지만 내부 분위기가 시끌벅적하다. 저렴한 가격 덕에 주변에 대학입시 학원 수강생들이 끼니를 해결하는 곳이라 그렇다. 하긴, 예로부터 우리는 밥을 먹으며 소통하는 민족이 아니었던가.
식당에서 누리지 못한 여유는 주변 카페가 채워준다. 교대역과 서초역 주변에는 프랜차이즈 카페 못지않게 개인 카페도 많다. 점심시간이라도 개인 카페는 비교적 조용하다. 커피값도 저렴하다. 이러한 까닭에 밥을 빨리 먹은 혼밥족들은 주위 카페를 찾아 저마다의 시간을 보낸다. 남은 하루를 보내기 전,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처럼 보였다.
◇혼밥족을 위한 '팁'
찹스틱은 손님들이 할 일이 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직원이 밥이 나왔다고 알려주는데, 이 때 손님이 밥을 받으러 가야 한다. 또 김치가 부족하면 김치통에 가 스스로 덜어 먹어야 한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작은 수고가 필요한 것. 두 명뿐인 직원은 노동력의 공백을 '친절'로 메우고 있었다.
가게 내부가 작아 움직이는데 불편할 수도 있다. 짐을 덜고 몸만 가서 가볍게 먹고 오는 편이 좋다. 4인용이 가장 큰 식탁이라 많은 인원이 방문하기는 힘들다.
◆총평
맛 ★★★☆
양 ★★★☆
분위기 ★★☆
가게 위치 ★★★★
서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