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12일 한국과 일본의 무역분쟁이 국내 금융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업권별 영향 진단 결과, 국내 금융산업은 업권과 무관하게 조달 및 운용에 있어서 국내 비중이 절대적인 내수산업 성격이 짙다. 해외 조달 비중이 크지 않은 가운데 운용 측면에서도 일본 내 자산에 대한 투자액 또한 크지 않다. 이에 조달 및 영업 측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은행의 일본계 조달액은 10조 원 내외로 전체 조달 대비 0.8%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일본 자회사 영업에 부정적 영향 발생이 가능하나, 신한은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캐피탈은 일본계 조달액이 전체 조달 대비 2.2% 규모다. 수입차 캡티브(Captive) 및 오릭스캐피탈은 일본계 조달 비중이 높다. 일본계 차량 판매가 감소하고 있으나, 한신평 유효등급 보유 캐피탈사 영향은 제한적이다.
보험의 경우 보험가입 및 운용 측면에서 일본 익스포져가 매우 작다.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는 미국 및 유럽에 집중돼 있다. 증시 침체로 인한 간접 영향은 가능하다.
일본계 저축은행도 본사와 자금거래 및 채무액은 없고 내수위주 운용으로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업 위축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서민금융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란 설명이다.
한신평은 “일본계 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향후 영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현재 무역제재는 자본거래에 대한 제한이 없어 회사별 영향이 매우 작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금융회사 영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일본계 금융회사의 영업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업체별 점검 결과 JT캐피탈은 J-Trust에서 지급보증 규모가 163억 원 수준이다. 오릭스캐피탈은 일본 본사 보증에 기반해 일본은행에서 장기차입을 유지 중이다.
회사채에도 권면보증이 존재해 자금조달이 일본에 의존적이다. 자본규제로 확대되기 전까지 조달구조 변동가능성 낮다.
SBI저축은행은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에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산와대부와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경우 직접적 영향은 없지만, 국내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변화가 관건이다. 한신평은 실물경기를 통한 거시적·간접적 영향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한신평은 “국내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되나, 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일본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등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쳐 금융회사의 기업여신에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파악했다.
이어 “하반기 국내 성장률 등이 저하된다면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국의 상호 제재가 현 수준 이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제도적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