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캐릭터 디자이너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57)가 '평화의 소녀상'을 모욕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한국 팬을 조롱하는 글을 남겨 비난을 받고 있다.
사다모토는 지난 9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더러운 소녀상. 일왕의 사진을 불태운 후 발로 밟는 영화. 그 나라의 프로파간다 풍습. 대놓고 표절. 현대 예술에게 요구되는 재미! 아름다움! 놀라움! 지적 자극성이 전혀 없는 천박함에 질렸다"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주전장'을 겨냥한 말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일본 네티즌이 사다모토에게 "에반게리온 신작을 기다리는 한국인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라고 요청하자, 그는 지난 10일 다음과 같은 글을 게재했다.
사다모토는 "보고 싶으면 보고, 보고 싶지 않으면 안 보면 된다"라며 "나는 전혀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보지 말라고 해도 보지 않느냐"라며 "최종회라 끝내줄 거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의 '에반게리온' 팬들은 "이런 말 듣고도 에반게리온을 좋아할 수 없다. 그냥 이제 에반게리온이 싫다" "어차피 일본 불매운동하고 있던 참이라 에반게리온도 손절하려고 한다" 등 실망감을 나타냈다.
한편 사다모토는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탄생시킨 만화가로, 애니메이션 회사 '가이낙스'에 소속된 캐릭터 디자이너다. 그는 '에반게리온' 외에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늑대아이' 등에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