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100억 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5개 권역별 시립도서관을 건립한다. 서남권(강서, 관악)에 2곳, 동북권(도봉)·동남권(송파)·서북권(서대문)에 1곳씩 단계적으로 들어선다.
서울시는 권역별 시립도서관 건립 대상지와 구체적인 계획을 13일 발표하며 서울의 도서관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개선·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서울시가 발표한 '도서관 발전 5개년 종합계획'의 핵심사업이다.
국내 도서관 인프라는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서울 공공도서관당 서비스 인구는 5만6449명으로 미국의 1.6배, 일본의 1.5배, 영국의 4배 수준이다. 특히 서남권, 동북권 등은 서울시 평균보다도 높아 지역간 편차도 있다.
현재 유일한 시립도서관인 '서울도서관'이 본관이라면 새로 건립될 5개 권역별 시립도서관은 분관 역할을 수행한다. 구립도서관 66곳, 작은도서관 195곳도 새롭게 확충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 도서관 네트워크를 현재 1178곳에서 1444곳으로 더 촘촘하게 완성해 시민 누구나 집 가까운 곳에서 양질의 정보와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역별 정보·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균형발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대상지를 선정했다.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내 도서관 수와 규모, 접근 편의성, 문화·공공시설과의 시너지 등이 고려됐다.
체코 '자연과학도서관', 뉴욕 '과학·산업·비즈니스 도서관 처럼 각 도서관은 지역 특성과 수요를 반영해 '특화 전문도서관'으로 조성된다.
전국에서 대학이 가장 많이 밀집한 동북권에는 '인문·사회과학 도서관'이 들어선다. 대학출판물과 연구서적을 주요 장서로 하고 대학과 연계한 인문독서교육과 평생학습 등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 선정 대상지는 현재 도봉 청소년독서실로 사용되는 부지(도봉구 방학동 713-13)로 방학역과 가깝고 주요노선 15개가 지나는 버스정류장에 위치해 있다.
디지털미디어 관련 기업과 주요 방송사가 밀집한 서북권에는 ‘디지털·미디어 도서관’이 건립된다. 다양한 멀티미디어와 전자자료가 주요 장서며 영상·미디어 창작공간이 마련된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도 제공된다. 건립 선정지는 서대문구 중심부 근린공언 내 부지(서대문구 북가좌동 479)다.
서남권에는 '과학·환경 도서관'과 '창업·비즈니스 도서관'이 조성된다. 서울식물원과 다수의 근린·생태공원이 입지한 주변 화경과 연계해 조성될 '과학·환경 도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생태 체험·교육이 진행되고 인공지능, 로봇 등 4차산업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시민공작소)가 만들어진다. 선정지는 SH공사 소유 나대지(강서구 내발산동 743)다. 구 금천경찰서 부지(관악구 신림동 544)에 건린되는 '창업·비즈니스 도서관'에서는 취·창업 청년을 위한 무료상담과 직업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
동남권 '공연·예술 도서관'은 잠실종합운동장 등 대중문화와 한류를 대표하는 복합문화예술시설이 입지한 지역 특성을 살려 예술가 활동공간을 만들고 한류 디지털 아카이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인 송파구 위례택지지구 내(송파구 장지동 893) 건립 예정이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1252억 원을 투입해 구립도서관 66곳을 추가 건립한다. 공공 건립의 작은 도서관도 1005개에서 1200개로 늘리고 시설이 낙후된 기존 도서관 70곳에는 35억 원을 투입해 시민 친화형 특화공간으로 조성한다.
도서관 서비스도 혁신한다. 하나의 앱으로 시립‧구립‧교육청 도서관 자료를 검색‧대출하는 ‘모바일 도서관’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고 25개 자치구별 1개 공공도서관을 ‘정보취약계층 지원센터’로 운영하는 등 도서관 이용 문턱을 낮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새롭게 건립될 권역별 시립도서관은 정보‧문화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한 서울의 핵심 도서관 인프라에 해당한다”며 “공공도서관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완성해 시민문화 활동의 장(場)으로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