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4차 관세 발동을 미루면서 세계 증시가 환호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크게 올랐다. 미국 정부가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4차 관세 발동을 3개월여 연기하기로 하면서 미중 간 갈등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호전됐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72.54포인트(1.44%) 상승한 2만6279.91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57포인트(1.48%) 오른 2926.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2.95포인트(1.95%) 급등한 8016.3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의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자체는 예정대로 9월 1일 발효되지만, 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장난감 등 대표적인 소비재를 한시적으로 제외함으로써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를 일부 연기한 이유에 대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 관세 일부가 미국 소비자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답한 펀드매니저 171명 중 3분의 1이 “향후 12개월 안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유럽이 재정위기에 빠진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BoA에 따르면 최대의 ‘테일 리스크’로는 ‘무역전쟁’이 가장 상위에 있었고, ‘금융정책 부족’가 그 뒤를 이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부양하려고 잇따라 추가 금융완화를 약속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들이 오히려 시장에서 버블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BoA의 설문에 응답한 펀드매니저들은 회사채와 국채가 금융정책으로 인한 버블 위험이 특히 크다고 보고 있다. 그 다음은 미국 주식과 금이 지목됐다. 한편, 재정정책이 과도하게 자극이다라는 견해는 11%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