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인수에 관심…북극서도 미중 대결 벌어지나

▲그린란드의 한 마을 전경. 출처 게티이미지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과의 회의, 식사, 간단한 대화 등에서 여러 차례 미국이 그린란드를 인수할 수 있는지 질문했으며 백악관 고문들에게 이 구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

트럼프의 구상에 일부 고문은 경제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라며 찬성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알래스카를 주로 승격시켰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처럼 그린란드 인수를 자신의 유산으로 남기려 한다”고 풀이했다.

인구 약 5만6000명의 그린란드는 자치정부가 내정 대부분을 담당하지만 외교와 안보는 덴마크 정부가 맡고 있다. 트럼프는 다음 달 초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나 이번 방문이 그린란드 인수와는 관련이 없다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트럼프가 인수를 어디까지 진지하게 검토하는지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그린란드의 안보 중요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덴마크와의 안보조약에 따라 그린란드에는 미국 최북단 군사기지인 툴레 공군기지가 있다. 여기에는 미국의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시스템의 일부분을 이루는 레이더망이 깔려있다.

아울러 미국은 그린란드에서 경제적 발판을 마련하려는 중국의 진출을 저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그린란드에서 실시된 3개 공항 정비 사업에서 중국의 입찰을 막았다.

그린란드 인수에 안보 이외 어떤 경제적 이익이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그린란드는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매년 덴마크가 지원하는 5억5100만 달러(약 6673억 원)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그린란드 연간 예산의 약 60%를 차지한다.

미국이 그린란드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해리 트루먼 당시 정부는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1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앞서 1867년에는 미국 국무부가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인수를 추진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5월 장기적인 평화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논의할 목적으로 그린란드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그린란드 방문은 막판에 취소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5월 열린 북극이사회 각료회의에서도 “북극이 힘겨루기의 장이 됐다”며 “중국은 북극권 국가가 아니다. 북극에 대해 어떤 권리도 없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