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교부 확인 방법 등 세부적 부분 불분명… 관련 규정 빨리 만들어야”
금융당국이 ‘모바일 약관도 약관교부 이행 의무를 인정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모바일 청약의 모호한 규정 탓에 보험업계가 선뜻 나서지 못하자 활로를 열어준 것이다. 다만 모바일 청약의 세부적인 부분은 여전히 관련 법규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모바일 약관을 계약자에게 교부(다운로드) 했다면, 약관교부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모바일 약관을 계약자가 다운로드 했다면, 종이청약서에 확인 서명을 한 것과 같이 본다는 뜻이다. 다만, 모바일 약관 교부에 관해 계약자에게 동의를 받는 등 ‘보험업감독규정 제7-45조의2’(전자적 방법에 의한 보험약관 등의 교부 및 수령 기준)를 준수해야 한다.
모바일청약은 설계사가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인터넷주소(URL)를 보내면 스마트폰으로 최종 서명만 마치면 계약이 이뤄지는 청약 방식이다.
설계사로서는 시간 절약과 가입 편의를 통해 영업량을 늘릴 수 있고, 계약자 입장에서는 긴급하게 보험에 가입해야 할 때 용이하다. 현재 대부분의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에 이어 장기보험까지 모바일청약을 도입한 상태다.
다만 생명보험사는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생명보험 상품은 손해보험 상품 대비 보험료가 비싸고 상품 구조가 복잡하다. 사람의 생명을 주로 다루고 있어 추후 분쟁 가능성도 높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 상품은 한 번의 서명으로 끝내기엔 복잡한 상품”이라며 “금융당국의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유권해석으로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청약은 혁신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현 금융당국 기조와도 맞아 떨어진다.
다만 모바일 청약의 세세한 부분은 여전히 불분명해 규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법규는 계약자가 동의하면 모바일 약관을 교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전자약관의 교부를 확인하는 방법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추후 분쟁이 일어났을 때 책임 주체가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법규가 없을 시엔 분쟁이 생겼을 때 보험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며 “일부 보험사는 혹시 모를 분쟁 가능성을 대비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