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금리연계 DLS판매’ 은행 손해배상 가능성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19-08-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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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판매한 은행들이 관련 손해배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들 은행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DLSㆍDLF를 판매한) 은행의 경우 내부통제시스템 관련 기관조치와 더불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불완전판매에 따라 일부 배상비율을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이번에 문제가 된 DLF·DLS의 판매 잔액(총 8224억 원) 중 99.1%(8150억 원)가 은행에서 DLF 형태로 판매됐다. 특히 우리은행(4012억 원)과 KEB하나은행(3876억 원)이 대부분을 판매했다. 금감원은 19일 상품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내부통제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감독원)

증권가에서는 이번 DLS 사태와 과거 파워인컴펀드 사태를 유사한 사례로 보고 있다. 은행에서 법인 고객이 아닌 개인 고객을 상대로 판매됐다는 점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파워인컴펀드는 미국 금융사의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백 연구원은 "2005년 판매된 뒤 2008년에 문제가 됐던 파워인컴펀드 사례의 경우 금감원 분조위에서 은행의 책임 비율을 50%로 결정했고 이후 2015년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은행 책임 비율을 20~40%로 판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와 비교해보면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유발요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많은 제도개선이 있었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태가 워낙 큰 이슈로 불거진 상황으로 거래건별로 전수조사 및 일부 배상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무조건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워인컴펀드는 은행 창구에서 판매된 공모펀드고 DLF는 PB(프라이빗 뱅커)를 통해 판매된 사모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 이 부분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손해 배상 가능성은 있지만, 배상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같은 날 보고서에서 "유럽 금리 연계형 DLS 판매 잔고가 많은 은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컸고 주가도 상당폭 하락했다"면서도 "사모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과거 고위험상품 원금손실 손해배상이 있었던 파워인컴펀드와는 차이가 큰 편"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분쟁조정위원회 결과에 따라 은행 손실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설령 분조위에서 손해배상 조정 권고가 있다고 하더라도 배상비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총 배상 규모도 시장 우려와 달리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한 은행권의 주가 변동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백 연구원은 "해당 사태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은행 섹터의 손실은 제한적이지만 최근의 금리하락과 이번 사태 관련 노이즈로 주가는 상당 부분 하락한 상황"이라면서 "저금리 악재의 과도한 반영으로 인한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고, 하나금융지주를 최선호 주로 제시했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도 6.5%가 될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최 연구원은 전 은행의 목표주가를 평균 10% 정도 하향 조정하면서도 주가는 이미 저점에 있다고 판단, 단기 반등을 예상했다. 그는 "은행 이익 안정성이 과거와는 달리 높아져 경기와 금리 우려에 따른 단기 주가 하락 폭이 과도하다"면서 "유럽 금리 연계형 DLS 손실 이슈 등도 투자심리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에서 비록 상승 폭이 제한적일 수는 있지만 기술적 측면에서라도 단기 반등 국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 단기 선호종목으로는 시장 우려가 컸던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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