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않고 앱ㆍ웨어러블ㆍ챗봇ㆍVR 등 소프트웨어로 치료...개발 비용ㆍ시간ㆍ임상 등에서 효과적
디지털 신약이란 애플리케이션(앱), 웨어러블, 챗봇, 가상현실(VR) 등 소프트웨어 자체가 질병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기술과 기기를 말한다. 약물과 마찬가지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하고 정부기관의 허가를 통과해야 시장에 나올 수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전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지난해 약 2조 원(17.4억 달러)에서 연평균 20%씩 성장해 2025년에는 약 10조 원(약 8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신약과 기존 신약을 비교해 볼때 개발 기간은 5년 vs 15년, 복약순응도는 80% vs 60%, 개발 비용은 100억~200억원 vs 평균 3조원, 임상환자수는 500명 vs 1만명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효과는 높아 앞으로 디지털 신약에서 블록버스터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첫 디지털 치료제로 식약처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은 ‘뉴냅스’에 이어 ‘웰트’가 도전 중이다.
뉴냅스의 ‘뉴냅 비전’은 뇌졸중 후 시야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가상현실(VR)용 헤드마운트 장치를 착용하고 훈련하도록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다. 장애에 따라 알맞는 위치에 시각자극을 주는 형태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지각능력이 향상되는 지각학습 원리를 이용했다.
이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눈이나 시신경은 문제없지만 뇌 속 시각중추가 망가져 사물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사분면 중 한 곳이 찌그러져 보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보다 시야가 절반 수준으로 좁아지기도 한다.
뉴냅스 나현욱 박사(COO)는 “시야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시야장애 외에도 인지장애 및 그 외 파이프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웰트는 ‘근감소증 디지털 치료제’개발에 돌입했다.
근감소증은 현재까지 개발된 약이 없어 운동과 식이조절 이외에 사실상 치료가 불가한 상황이다. 웰트는 앱을 활용해 환자들의 평상시 관리와 함께 현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개인 맞춤형 운동을 개발할 수 있는 형태로 접근 중이다.
웰트 강성지 대표는 “근감소증 디지털 신약을 포함해 6개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2022년까지 미국 FDA의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독일과 스위스 제약사, 디지털 신약에 관심 없던 국내 제약회사와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든다는 각오로 협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