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ㆍ삼성화재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압력 높아져”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금융사 규제환경 변화로 삼성그룹 전반의 추가적인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신용평가 그룹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대주주 일가가 삼성물산을 통해 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을 간접적으로 확보(지분율 8.8%, 특별계정 보유분 포함)하고 있다.
2017년 4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검토 중단과 기보유 자사주에 대한 전량 소각 등을 결정하면서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가능성이 작아졌다. 반면 금융사에 대한 규제환경 변화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매각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금산분리가 강화되는 가운데 보험업법 개정안,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도입 등 규제환경 변화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정리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금융사에 대한 규제 강화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매각이 필요할 경우,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의 지배력 유지를 목적으로 큰 폭의 지배 구조 재편과 계열사 간 지분 이전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물산을 비롯한 비금융 계열사들의 자금 소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SDI(2.11%), 삼성전기(2.61%), 삼성화재(1.37%)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외부에 매각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한 바 있다.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각각 0.36%와 0.06%를 외부에 매각함으로써 삼성전자에 대한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을 10% 이내로 유지했다.
향후 보험업법 개정안과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도입 등 규제환경 변화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계열사 유가증권 보유 금액을 현행 취득원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으로 평가해, 계열사 유가증권 투자 한도(자산총계의 3%와 자본총계의 60% 중 적은 값)를 초과하는 계열지분은 5년 내(금융위원회 승인 시 2년 기한 연장)에 매각해야 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에서도 자본비율 산정 시 비금융 계열사 출자나 특수관계자 거래 등을 포함한 ‘집중위험’이 반영될 경우, 삼성 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 비율(적격자본ㆍ필요자본)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금융그룹 통합감독 과정에서도 금융 그룹 감독 법안이 확정되는 시점까지 자본비율 산정에 ‘집중위험’ 항목을 제외하기로 함에 따라 단기적인 지배구조 재편 부담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강화된 금융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금산분리를 통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확보 방안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내재하고 있다는 게 한신평 판단이다.
그룹 내 최상위 지배회사인 삼성물산이 금융계열사로부터 삼성전자 지분의 일부를 매입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삼성물산의 매입 가능 규모는 금융 계열사 보유 삼성전자 지분 가치 대비 크지 않으리라고 한신평은 보고 있다. 지배구조 재편에 따른 계열사별 재무적 변화 가능성은 중대한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전했다.
한신평은 “현재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 보유 지분이 삼성전자의 경영권 유지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향후 관련 법률 및 규정의 변경과 지배구조 재편 시기 및 과정, 결과 등이 개별 그룹사의 그룹 내 위상과 재무안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