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일문일답] 커지는 대외불확실성…"일단 지켜보자"는 한은

입력 2019-08-3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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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명의 ‘금리 인하’ 소수의견에도 한동안 경제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대외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여력도 많지 않은 만큼 정책 결정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못하고 점차 악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에 따라서 많은 나라가 보호무역제도를 강화함에 따라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브렉시트 둘러싼 움직임, 유로존 국가에서의 포퓰리즘 정책, 일부 신흥국의 금융위기 이런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같이 작용하며 세계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완화기조 유지할 것이지만 그 정도가 어느정도인지는 예단해서 말하기 어렵다”며 “대외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그게 또 국내 실물경제 금융시장 어떤 영향 주는지 종합적으로 보고 지표를 확인해가면서 정책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조동철, 신인석 위원이 0.25%포인트(p)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7월 기준금리 내리면서 수출 투자 대외여건 나빠진 것 반영. 8월 미중 무역갈등, 한일관계 상황 안 좋아져. 기준금리 인하 시장 기대 합리적?

“올해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못하고 점차 악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에 따라서 많은 나라들이 소위 자국우선원칙에 따라 보호무역제도를 강화함에 따라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브렉시트 둘러싼 움직임, 유로존 국가에서의 포퓰리즘 정책, 일부 신흥국의 금융위기 이런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같이 작용하다보니 소위 세계경제의 침체가능성, R공포라는 것이 부쩍 늘어나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나라들이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금리 내리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우리 국내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발언에서 말했듯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에도 여러 어려움 있어 완화기조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화 정도가 어디까지 갈지 하는 것은 예단해서 말하기 어렵고, 늘 말하지만 그런 대외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그게 또 국내 실물경제 금융시장 어떤 영향 주는지 종합적으로 보고 지표를 확인해가면서 정책 펴나가겠다.”

△정부 내년도 예산안 올해보다 확장적. 정책공조 차원에서 완화적 정챌 펴야 한다는 의견 있는데?

“정부가 내년 재정지출 큰 폭 늘려. 사실상 경기 어렵다 보니 통화정책 완화 유지하고 있고, 정부도 확장적 재정 운용 계획. 현재도 재정정책, 통화정책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발표했다고 해서 바로 통화정책 대응은 의미 없다. 통화정책 기조도 경제 활력 제고하는 방향으로 운용하고 있다.”

△세수증가율 0%대 전망. 내년 한국 경제 성장 나빠진다는 의미. 추가 금리 인하 필요할지?

“사실상 원론적으로 볼 때 세수와 명목성장률 관계가 밀접하지만, 그게 소위 1:1 대응관계는 아니다. 예를 들어 국세 수입의 큰 비중 차지하는 법인세를 보면, 시차를 두고 조사수입에 영향. 금년 기업 실적이 내년에 반영이 되고. 카렌다 기준으로 직접적 관계는 아니다. 반복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않고 있고 여러 군데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나타나면서 대외여건이 우리경제에 상당한 큰 부담 주는 게 사실. 현재로서는 그런 대외 여건의 변화가 성장이나 물가나 이런 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켜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채무 늘어나는 상황에서 펀더멘털 좋지 않아 외국인 이탈 가능성?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7월까지 보면 순유입기조 유지해왔다. 8월 들어서는 채권은 그대로 순유입됐지만, 주식자금의 경우 소위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 강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주식자금은 유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경제의 대외건전성이 아직 양호한 점 감안하면 외국인증권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 크지 않다. 하지만 홍콩시위 격화되고 있고,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등 불확실성 크기 때문에 이것이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 줄지 유의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환율 124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 환율의 중요성 얼마나 커졌나?

“최근 원화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러 번 말했듯 기준금리 결정할 때 환율변동이 직접적 고려요인은 아니다. 개방경제 같은 경우 환율은 국내금리뿐 아니라 대외여건 변화에 큰 영향 받기 때문에 금리정책은 환율변동 그 자체보다도, 그것이 국내 금융 경쟁 미치는 영향 고려해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대외여건 불확실성 높아져서 환율변동성 커진 상황인 만큼, 향후 통화정책 과정에서 금융 외환 시장의 상황변화에도 유의하면서 운용할 생각이다.”

△대외불안 확산, 국내경기 하강 우려. 추가금리 조정 등 정책수단 사용 여력 충분하다고 보나?

“우리나라는 정책금리 실효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는 높다는 점,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져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당연하지만 과거보다 정책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통화정책 여력은 있다.”

△기준금리를 실효하한 금리 이하로 내리는 것도 가능?

“실효하한 개념이 어떤 걸 기준으로 보냐, 예를 들어 통화정책 효력 발휘 못하는 점을 실효하한으로 볼지, 한국과 같은 신흥국의 자본유출 촉발하는 걸 실효하한으로 봐야할지에 따라 추정치 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 정책에도 영향. 원론적으로 말하면 실효하한 밑으로 내리는 건 당연히 신중히 할 수밖에 없다. 실효하한 의미가 그런 것. 이하로 내리는 건 당연히 신중해야겠다. 실효하한이 어느 정도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일본수출 규제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 앞으로? 금융 모니터링 징후?

“한일 간 경제적 연관성 등을 감안하면 이런 갈등은 국내 경제에 적잖은 영향 줄 것. 엊그제 화이트리스트 제외 최종 결정 내렸고, 그런 조치가 이뤄졌지만 실제 이것이 어떻게 영향을 줄지는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직접적 영향 받는 품목 범위, 수가 어디까지일지, 현장에서 그런 규제에 시행이 어떤 강도로 이뤄질지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 현재로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상황 보고 시간을 그쪽에서 움직임 보고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금융쪽에서는 결론적으로 일본계 금융기관의 자금운용이나 일본계 외화자금 유출 행태에 대해서는 아직은 큰 변화는 없다. 외환부분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까지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가 앞으로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 영향 미칠지는 상시적으로 검토를 하겠다.”

△가계대출 2분기 들어 확대되고 있는데, 향후 완화적 통화정책 걸림돌? 자영업대출도 크게 증가하는데 새로운 뇌관으로 부각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 나오는데?

“자영업자 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정부의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자영업자대출의 증가세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을 뜯어보면 우량차주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고소득, 고신용 우량차주 비중이 75%인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보면 최근 업황 부진한 일부 업종, 숙박, 도소매. 이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서 그 점에 대해서는 유의를 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 나빠진다면 자영업황이 또 영향을 받을 가능성 있기 때문에 지적한 대로 건전성,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가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0%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 같다. 생산자물가도 2년9개월 만에 마이너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가도 디플레이션 우려 없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작년 이맘때쯤 폭염으로 농축산물 가격 폭등에 따른 기저효과. 소비자가격 하락세 지속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0% 내외로 낮아질 거라고 말씀. 한두 달, 두세 달 정도는 마이너스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근데 이 기저효과 상당히 크다고 말했기 때문에 연말에는 기저효과 사라지면서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반등할 것이다. 내년 초에는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물가상승률 크게 낮아진 건 공급요인에 주로 기인한 일시적 현상이다. 당분간 두세 달 안에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본다. 이런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흐름의 물가는 여전히 1%대를 나타내고 있다. 감안해보면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가격하락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디플레이션. 최근 물가하락은 그런 공급측 요인, 기저효과 크기 때문에 아직 우려하진 않아도 된다.”

△통화정책방향문 보면 일본수출규제 얘기 빠지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장. 일본수출규제 영향이 더 작다고 판단?

“지난달 금통위 결정 이후 상황을 보면 이외의 지정학적 리스크 많아졌다. 홍콩 시위, 브렉시트 노딜 가능성, 이탈리아의 불안. 이런 걸 감안하면 일본 하나만을 언급할 게 아니고 더 큰 지정학적 리스크 생겼기 때문에 그걸 포괄하는 개념으로 쓴 것이다.”

△내년 예산안 어떻게 평가?

“재정의 적극적 역할 필요하다는 걸 오래 전부터 강조했다. 그 기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경기부진 타개하는 과정에서 거의 모든 나라들이 통화정책 대응을 먼저 취했고, 상당히 큰 정도로 완화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그런 소위 글로벌 경기 불안에 대처에는 통화정책만으로 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재정이 나서야 된다는 말씀.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필요성 강조됐던 사안. 재정이 적극적 역할 하더라도 재정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재정확대 필요하지만 어떻게 쓰느냐, 그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정부의 예산안이 어제 발표됐기 때문에 내역을 뜯어볼 만한 여유가 없었다. 살펴볼 것. 정부 재정이 확대도 필요하지만, 어떻게 쓰느냐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금리인하 단행할 때 걸림돌 될 요소는?

“통화정책을 하다보면 기대효과와 그에 따른 코스트 있다. 일종의 부정적 효과. 금리정책도 마찬가지. 경기활성화시키는 금리 인하하게 되면 그런 기대효과가 있는 반면에 금융안정쪽에 코스트도 염두에 둬야 한다. 통화정책 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은 특별히 어느 하나가 걸림돌이라고는 말할 수 없고, 기대효과와 그에 따른 비용을 같이 놓고 종합적으로 보고 정책을 운용한다고 말씀드린다.”

△중앙은행에서 정책금리 인하 폭 10bp로 줄이기도 하는데, 마이크로스텝 금리 부정했는데 여전히? 10bp 이상 가능?

“1989년 미 연준이 25bp로 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행으로 자리잡았고, 한국은행도 2000년대 들어서 금리중심 통화정책 본격화하면서 정책금리 조정폭을 25bp로 해왔다. 25bp 배경은 그 정도의 조정이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유의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최소단위로 인식. 정책금리 조정폭을 25bp보다 작게 할 경우에는 충격 줄일 수 있지만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에 의도한 만큼의 유의한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25bp보다 작게 조정한 사례가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정책금리가 아주 매우 낮아져서 정책여력이 아주 크게 축소된 경우에 한해서 그렇게 했다.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조정폭을 25bp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성장률 2% 밑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을 인정?

“지난달 전망했다. 수치로 수정할 상황은 아직은 아니다. 단지 여러 우리 경제의 성장률 달성을 어렵게 하는 대외리스크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걸 당장 수치로 반영할 상황은 아니고, 물론 내다보고 이게 달성될 거냐 안 될 거냐 하는 건 체크하지만 여기서 숫자 조정하는 걸 말씀할 단계는 아니다.”

△오후에 IMF에서 한은 오는데, 어떤 내용이 주 논의 내용인지?

“오늘 IMF 만나는 건 없다.”

△취임 이후 8번 금리변경 있었는데 그중 2번만 경제전망 시점에 금리변동. 이번에 전망 11월로 미뤘는데, 이 시점과 통화정책 상관관계?

“전망 시점과 조정 시점의 상관관계를 굳이 같이 결부해 볼 필요가 있나 생각한다. 전망을 분기별로 합니다만, 상시전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지표 발표될 때마다 체크하기 때문에 3개월 가서야만 알고 하는 그런 게 아니다. 금리전망 시점과 실제 조정 시점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달러 지위 위협받는다는 우려 있는데

“국제통화체제가 어떤 문제를 갖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거냐는 건 이 자리에서 설명드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평가랄까 늘 많은 연구를 해왔다.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현재 국제통화체제가 앞으로 지속될 수 있는가 의구심은 어제오늘 일 아니다. 달러 중심 체제로 갔을 때와 지금 미국의 세계경제 차지 비중을 보면 당연한 이의. 신국의 입장에서는 달러가 가급적 많이 쌓아야 하는 과도한 수준의 달러를 보유해야 하는 부담, 이런 걸 감안하면 현재 달러 기축통화로 하는 국제통화체제 개선은 당연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어느 방향으로 해야 하는 것은 상당히 쉬운 문제는 아냐. 실현 가능성도 따져봐야 되고. 간단히 해결될 문제는 아냐. 구체적 합의나 솔루션 찾는 데는 대단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현재로서 구체적으로 실현가능하리라 생각진 않는다. 중국이 앞으로 발행한다고 했지만 성격으로 보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문제는 늘 제기됐고 숙지하고 있던 이슈였고 이번에 또 재기됐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구 계속할 것이다. 그때 필요하게 되면 그런 걸 알릴 기회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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