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함께 준비하기로…군사교류 및 방산협력도 확대하기로
문 대통령은 이날 태국 방콕 총리실 정원에서 쁘라윳 총리가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후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 정상은 △양국 간 상생번영과 국민 간 우호증진을 위한 협력 △한·아세안 협력 △한반도 평화 구축 협력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서는 7년 만인 이번 태국 공식 방문을 통해 1950년 태국의 한국전 참전과 1958년 수교, 2012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등 지난 60년간 꾸준히 발전해 온 양국 간의 우호협력 관계가 더욱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쁘라윳 총리는 “태국과 한국은 양자 차원의 협력뿐 아니라 한·아세안 차원에서 역내 포괄적 발전을 위해 협력할 여지도 많다”며 “양국의 신뢰와 우정을 토대로 양국 간 협력을 가일층 강화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어 양 정상은 태국의 ‘타이랜드(Thailand) 4.0’정책과 우리의 혁신성장 정책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이번 계기 체결되는 ‘4차 산업협력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로봇, 바이오, 미래차 등 양국 간 신산업분야 협력을 위한 정보공유 및 인적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과학기술 분야 협력도 강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타이랜드 4.0은 태국이 중진국 함정을 탈피하기 위해 로봇, 바이오, 미래차, 스마트전자 등 12대 미래산업 육성 정책으로 2016년부터 추진 중인 국가개발전략이다. 태국 정부는 ‘타이랜드 4.0’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중점 사업 중 하나로 동부경제회랑(EEC, Eastern Economic Corridor)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경제회랑은 자동차·전기·전자 제조업체가 많이 입주한 방콕 동남부 차층사오·촌부리·라용 3개주를 가리키는 말로, 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이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주요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태국 정부는 2021년까지 동부경제회랑의 인프라 개발을 위해 1조5000억 바트(약 4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동부경제회랑에 진출해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태국 측과 수완나품 국제공항과 방콕 도심을 연결하는 사턴·방나 터널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양국 간 굳은 신뢰를 바탕으로 그동안 활발한 국방·방산 협력을 진행해 왔음을 평가하고, 이번 계기 체결되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통해 군사교류 및 방산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 정상은 한·아세안 관계 증진을 위한 신남방정책 이행 과정에서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신남방정책 이행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올해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하게 소통·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금년도 아세안 의장국이자 메콩 지역의 주축 국가인 태국과 함께, 메콩 지역 경제협력체인 ACMECS(애크멕스) 등을 통한 협력 또한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애크멕스는 태국 주도로 2003년 설립됐으며 태국,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5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이 밖에 쁘라윳 총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태국 측의 이러한 확고한 지지가 우리 정부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역내 평화 구축을 위한 태국 측의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쁘라윳 총리는 올해 7월 태국 신정부 출범 이후 태국을 방문하는 첫 외국 정상인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해 최고의 예의를 갖춰 공식 환영식을 진행했다. 한국대통령으로선 2012년 11월 이명박 대통령 태국 공식 방문 이후 7년 만의 양자 방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