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데 비용은 많이 들고”...코스닥 내부회계관리 ‘비상’

입력 2019-09-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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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외감법 여파로 상장사들의 내부회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코스닥 기업의 경우 비용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내부회계관리 검토의견에서 ‘비적정’을 받은 코스닥 기업은 총 38개사로 전년(21개사)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년 연속 비적정을 받으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페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어 상장사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신뢰성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해 갖춰야할 내부통제 제도다. 지난해까지는 회계 관련 운영실태보고서를 제출해 해당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외부 검토만 받으면 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신외감법 시행으로 상장사들은 의무적으로 내부회계관리에 대한 감사를 받는다. 감사인의 현장 실사를 대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부통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기업들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회계 전문성이 취약하고 관련 시스템을 운영할 비용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는 직전사업연도 자산이 2조 원 이상인 상장사만 대상이지만 2020년에는 5000억 원 이상, 2023년에는 1000억 원 미만으로 확대돼 모든 상장사들이 감사를 받게 된다.

한 코스닥 상장사 임원은 “시스템 도입이 단순한 일이 아닌데 샘플링(선례)이 없어 비용 측정이 높다”며 “특히 회계사들로부터 자문을 구하는 컨설팅 비용이 중소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만큼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취지는 좋지만 여러 혼선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에서 비적정을 받는 주요 사례로는 △회계담당자 인력 및 전문성 부족 △회계처리 오류 △적시에 회계관련 공시가 이뤄지지 않음 △담당자들의 회계 업무 분담이 비명확 △전산시스템 보안 미흡 등이다.

현재 셀바스AI, 스킨앤스킨, MP그룹, 에스에프씨, 차바이오텍, 씨엠에스에듀, 디젠스, 파인테크닉스, 엘앤케이바이오 등이 내부회계관리에서 비적정을 받아 투자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KD와 엘앤케이바이오는 2년 연속 비적정을 받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들을 위해 내부회계관리제도 컨설팅, 전문실무연수, 설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상장사 스스로 회계 역량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수 있도록 교육을 시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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