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惡) 소리 나는 기업 '감원 공포' 현실로

입력 2019-09-04 18:30수정 2019-09-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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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 ‘인력 구조조정’ 태풍이 불고 있다. 제조업은 물론 유통·게임 등 업종과 규모를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진행 중이다.

기업이 감원 등 긴축경영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내년에도 사업이 잘될 것으로 예측할 수 없어서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한일 경제 갈등, 미·중 무역 전쟁 등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탓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고정비용을 최대한 절감해 불확실한 향후 경기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8명의 임원을 지난달 말일자로 면직처리 했다. 면직된 임원은 전무 1명, 상무 2명, 상무보 5명으로 전체 임원(43명)의 18%에 해당한다.

이는 예병태 사장이 7월 말 임직원 담화에서 밝힌 ‘경영 정상화’ 조치의 일환이다. 당시 예 사장은 임원 감원 및 급여 삭감, 조직 개편 등의 경영 쇄신안을 내놨다. 쌍용차는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지난달 말 부산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400명 규모의 희망퇴직 및 순환휴직을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7년 만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다.

중국 경쟁사에 밀리며 극심한 수익성 부진에 빠진 LCD 업계에도 인력 구조조정 태풍이 거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생산 라인의 일부 가동 중단 및 감산을 앞두고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을 상시 접수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추가 인력 감축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조만간 ‘2차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통 업계에선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해태제과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해태제과는 지난 2일 △본사(관리) △연구 △생산 직원 30여 명을 현장 영업직으로 전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한 해태제과가 사실상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해태제과의 구조조정은 2005년 크라운제과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게임 업계 직원들도 감원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넥슨은 최근 4개의 게임 프로젝트 개발이 중단됐다. 해당 직원들은 업무를 중단하고 사실상 휴직 상태다.

전날 노조 측은 “프로젝트 중단은 회사의 경영방침이기 때문에 이해 하지만 고용안정은 보장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계 관계자는 “주력 산업 위축과 글로벌 보호무역 심화, 정부의 반(反)시장 정책 등이 겹쳐 기업 활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채용은 줄고, 감원 규모는 늘어나는 ‘고용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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