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아파트 공화국'에서 탈피하고 창조적 도시경관을 창출하는 ‘도시ㆍ건축혁신’ 1호 사업지에 대한 기본구상을 확정했다. ‘흑석11구역(재정비촉진사업)’과 ‘공평15ㆍ16지구(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두 곳이 대상지다.
서울시는 5일 ‘도시ㆍ건축 혁신방안’ 4개 시범사업 대상지 중 2곳에 대한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연내 정비계획 변경 결정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상계주공5단지(재건축사업)와 금호동3가 1(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등 나머지 2곳도 연내 사전 공공기획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사업지별로 시ㆍ구 주관부서, 도시건축혁신단, 공공기획자문단으로 구성된 팀은 지난 3개월간 공공건축가, 전문가그룹, 주민과 함께 논의절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비조합과 지역주민이 제시한 의견도 기본구상에 담겼다.
구상안에 따르면 ‘흑석11구역’은 인접한 현충원과 배후의 서달산, 한강변의 정온한 도시풍경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 △비개마을 특유의 경관가치 보존 △삶을 담는 마을 △서울 시민의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에 대응 △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어울리는 주택단지 등 4가지 원칙을 담았다.
특히 ‘특별건축구역’을 적용해 현충원에서 대상지가 보이지 않도록 높이를 관리하고 배후의 서달산으로 열린 조망이 확보되도록 스카이라인을 계획했다. 고층부에는 계단식 테라스형 옥상정원을 조성했다.
흑석11구역 정비계획 결정절차는 12월말 마무리된다. 당초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부결된 계획안이 15개월 정도 소요(주민제안~위원회 심의)된 것과 비교하면 약 4분의 1로 단축되는 셈이다.
‘공평15‧16지구’는 종로, 피맛길, 인사동이 교차하는 대표적인 역사특성지역이라는 중요성을 살리기 위해 정비와 존치가 공존하는 ‘혼합형’ 정비기법을 도입, 역사성과 공공성을 확보했다. 존치되는 건물과 정비되는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계획안을 도입, 저층부와 옥상정원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개방한다.
오섬훈 공공건축가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은 △기존 도시조직 맥락 유지 △실제 이용과 괴리되지 않는 역사보전계획 △저층부 개방성 및 공공성 강화 △주변과 조화로우면서도 특화된 건축계획 등 4가지 원칙을 토대로 피맛길변 종전 정비사업과 차별성을 꾀했다.
추후 정비사업 시행이 본격화되면 공평구역 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인 공평공원의 조기 조성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운동의 진원지인 태화관터, 승동교회 및 탑골공원 등 일대 역사‧문화적 자원들과의 연계도 기대된다.
서울시는 공공건축가, 전문가그룹, 주민이 함께 만든 이번 기본구상이 단순히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시행과 준공까지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공공이 ‘책임관리’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진희선 행정2부시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도시‧건축 혁신방안' 효과를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본격 실행에 들어간다”며 “성공적인 도시・건축 혁신을 통해 도시와 삶의 터전이
조화되는 서울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