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웡은 메르켈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홍콩의 암울한 상황에 대한 우려와 우리의 요구 사항을 중국 정부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는 오는 5일부터 사흘간 대규모 기업 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은 독일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다.
웡은 공개 서한에서 메르켈 총리의 성장 환경을 언급하며 “메르켈 총리, 당신은 동독이라는 공산국가에서 자라 독재 정부의 두려움을 직접 경험했다”면서 “1980년대 독일은 전체주의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정의한 독재 정권에 맞섰던 용기와 결단을 보여 달라”며 중국 공산주의에 맞서는 홍콩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메르켈 총리는 40년 간 동독에서 지냈다. 1990년 동서독이 통일되기 전까지 연구과학자로 동독에서 생활했다. 그는 동독의 붕괴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웡은 또 메르켈에게 중국과 우호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국제법을 따르지 않고 반복적으로 약속을 깨고 있다”며 “독일은 중국과 사업을 하기 전에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공개 서한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 철회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보내졌다고 CNN은 설명했다.
스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공개 서한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메르켈이 웡에 대한 지지를 보낼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답변을 피했다.
한편, 2014년 ‘우산 혁명’의 주역이기도 한 웡은 지난 달 30일 홍콩 시위를 조직하고 시민들을 선동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홍콩 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미 뉴욕타임스에 “홍콩은 중국 공산당에 겁먹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고 3일에는 대만을 방문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주석을 면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