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닛산이 한국에서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닛산은 세계적인 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자동차 판매와 마케팅 활동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
닛산은 내년 3월 끝나는 2019 회계연도까지 영업이익이 4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실적 부진에 빠져있다. 7월에는 전 세계에서 약 1만25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사업을 재검토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8월에 신규 등록된 닛산 브랜드 자동차는 전년 동월 대비 87% 감소한 58대에 그쳤다. 고급 차 브랜드 ‘인피니티’도 68% 감소한 57대였다. 불매 운동 여파로 한국 내 일본 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지만, 닛산의 부진이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닛산은 회사법 위반(특별 배임) 등의 혐의로 체포, 기소된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생산을 위탁하는 등 한국 사업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곤이 축출된 데다 한일 관계까지 악화하면서 한국 사업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FT는 닛산이 최근 몇 달 동안 한국에서 차량 판매를 계속 해야 할지 여부를 분석해왔다며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논의가 가속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닛산이 한국을 이탈하려는 움직임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산 불매운동 이후 한국에서 일본산 담배와 맥주 판매도 큰 타격을 입었고, 한국인들이 일본 휴가 계획을 취소하면서 항공업계도 한국-일본 노선을 대폭 줄이거나 중단하는 등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