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결례’ 논란 고노 외무상, 방위상 갈 듯…세코 참의원 간사장 배치 등 대한국 강경파 중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개각과 집권 자민당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개각의 키워드는 악화할대로 악화한 한일 관계에 대한 대응과 미일 무역협상, 소비세율 인상, 사회보장제도의 근본적 개혁과 헌법 개정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 기용에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개각의 첫 번째 키워드로 ‘안정과 연속성’을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유임이다. 아소의 재임 기간은 전후 최장이며 스가는 역대 가장 길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도 2016년 8월 취임하고 나서 3년 넘게 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유임이 유력하다. 아베는 11월에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당사자인 가쓰라 다로를 제치고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다.
도쿄대학의 우치야마 유 정치학 교수는 “역대 최장 정권이 시야에 들어온 가운데 이번 개각은 골격을 유지하는 안정 지향적인 모습일 것”이라며 “소비세 증세를 감안하면 경제산업상과 경제재생담당상이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대립의 한 가운데 선 각료들의 자리 이동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과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지만 아베 총리는 대한국 강경파들을 오히려 중용할 방침이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지난 7월 불러놓고 남 대사의 말을 끊고 면박을 주는 등 ‘외교 결례’ 논란을 불러일으킨 고노 다로 외무상은 방위상으로 기용될 전망이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를 주도한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이라는 요직을 맡게 된다. 또 아베의 최측근 중 한 명이자 대한국 수출 보복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하기우다 고이치 현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신임 문부과학상으로 입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의 무역협상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원칙적으로 합의가 이뤄져 이달 중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시 협상을 담당했던 모테기 도시미쓰 현 경제재생상은 고노의 뒤를 맡아 외무상에 오를 전망이다.
아베 정권은 ‘여성 참여’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내각에서 여성은 가타야마 사쓰키 지방창생상 단 한 명뿐이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인 하시모토 세이코 전 참의원 의원회장이 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으로 첫 입각이 유력하다. 그밖에 미하라 준코 자민당 여성국장도 입각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