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10년내 아파트 연이은 신고가···추후 상승은 미지수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을 예고하면서 서울시내 주요 주택 공급 통로인 재건축·재개발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로 신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북으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성동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6% 올랐고 강북(0.05%)·동대문(0.03%)·광진구(0.05%) 등도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강남4구가 같은 기간 재건축 단지들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주택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지역 중 한 곳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거주 여건이 좋은 단지들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에선 전용 84.96㎡가 지난 1일 16억5000만 원에 거래됐고, 이 아파트 3단지 전용 84.59㎡ 역시 지난달 13억7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3단지 매물이 14억 원선에 나와있는 만큼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용산구 ‘용산e편한세상’ 전용 59.64㎡도 7월 25일 11억7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고 성동구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전용 59.78㎡ 역시 지난달 24일 12억 원에 팔리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2단지’ 전용 84.93㎡는 지난달 13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들 단지는 모두 입주한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신축 아파트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축 단지가 강세를 보인 데 이어 서울 강북권에서도 최고가 실거래 신고가 잇따른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구와 종로구 등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 중구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 84.97㎡는 지난달 13일 13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2017년 8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2014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6억9000만 원선이었다. 분양가의 배가 뛴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호가는 전용 84㎡가 14억~15억 원 선에 형성돼 있다.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 2단지 전용 84.84㎡는 지난달 24일 1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2017년 지어진 이 아파트 역시 나와있는 매물들의 호가는 15억5000만~16억5000만 원대다.
마포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확실히 늘었다”며 “여기에 신축 아파트 매물이 줄어 향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 수단으로 사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에 대한 의견 수렴을 이달 23일까지 진행 중이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초 국무회의에서 의결 후 곧바로 공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신축 아파트 급등세에 신중론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시기와 지역이 확정되지 않아 시장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데 상한제와 무관한 일반아파트 시장은 희소가치가 커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면서 “다만 추격 매수가 활발하지 않아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