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드론 피습에 산유량 절반 감소…세계 석유공급 5% 이상 영향

입력 2019-09-15 11:28수정 2019-09-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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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70만 배럴 원유 생산 감소 전망…수급 불안에 유가 급등 불가피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석유시설인 아브카이크가 드론 공격으로 연기에 휩싸여있다. 담맘/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세계 원유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14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아람코의 석유시설이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사우디는 이번 공격으로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시설 두 곳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이번 피습으로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사우디 산유량의 절반이며 전 세계 산유량의 5% 이상에 해당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8월 사우디는 하루에 98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장관은 이번 공격으로 에탄올과 액화천연가스 공급도 50%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 생산 급감으로 국제유가는 요동칠 전망이다. 사우디가 비축유로 공급 부족분을 메운다는 입장이지만 수급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크게 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앤드루 리포우 리포우 석유협회 대표는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유가가 당장 16일 배럴당 최대 10달러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도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프랑스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이란에 적대적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경질로 양국 충돌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됐지만 이번 공격으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는 설명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공격이 예멘 쪽에서 비롯됐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이란을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의 ‘주체’로 지목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에 대한 100건의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었다”면서 “긴장 완화 요구에도 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공급망에 전례 없는 공격을 저질렀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된 지난 몇 년간 사우디 내 군기지, 공항, 석유시설 등을 무인기와 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를 하고 사우디 방어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공격은 아람코가 상장을 추진 중인 가운데 발생했다. 아람코는 사상 최대로 예상되는 기업공개를 위해 최근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이르면 11월 중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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