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오이드 위기’ 주범 미국 퍼듀제약, 파산보호 신청

입력 2019-09-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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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으로 수천 건 소송 직면

▲퍼듀제약의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 퍼듀제약은 15일(현지시간) 뉴욕주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오피오이드(opioid) 위기’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퍼듀제약(Purdue Pharma)이 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피해자 등으로부터 수천 건의 소송에 직면한 끝에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퍼듀제약은 전날 밤 뉴욕주 화이트플레인스에 있는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50여 년 전 뉴욕에서 3명의 의사 형제가 시작한 퍼듀제약은 오피오이드 오남용을 불러일으킨 주범이라는 비판을 한 몸에 받은 끝에 몰락하게 됐다고 WSJ는 꼬집었다.

오피오이드는 마약성 진통제로 암 말기 환자 등 아주 극단적인 경우에만 조심스럽게 처방돼야 하는 약품이다. 그러나 퍼듀 등 제약사들은 1990년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의사들이 손쉽게 오피오이드를 처방하도록 했으며 그 결과 21세기 들어 수많은 사람이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사망하는 등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7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오피오이드 불법 처방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펜타닐’은 미중 무역전쟁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이기도 하다. 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1999년 이후 지금까지 최소 40만 명이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사망했다.

퍼듀는 1996년 오피오이드 계열의 ‘옥시콘틴(OxyContin)’을 출시했으며 자사 진통제 효과가 12시간 동안 지속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오피오이드 위기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미국 거의 모든 주와 약 2600개 도시, 여러 카운티, 미국 원주민 단체, 병원 등이 퍼듀에 대해 피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 법무부도 퍼듀에 대해 민·형사 소송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퍼듀와 그 소유주인 새클러 가문은 소송에 직면해 강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으며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시행될 포괄적인 합의를 추진하려 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퍼듀는 지난주 23개 주 정부와 임시적으로 수십 억 달러 규모의 배상안에 합의했다. 임시 합의안은 새클러 가문이 소유권을 포기하고 파산보호 상태에서 신탁 관리자가 배상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클러 가문은 앞으로 수년간 30억~45억 달러(약 3조5500억~5조3300억 원)를 마약치료제 개발 등에 기부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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