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팀장급 이상 사무직에만 임금 인상ㆍ성과급 지급" 주장…사 측 "팀 GM 임금체계에 따른 것"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 지부가 팀장급 이상 사무직에만 성과급이 지급된 점을 문제 삼았지만, 이는 별개의 임금체계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노조는 24일 부평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 측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금 동결과 성과급 지급 불가 입장을 고수했지만, 정작 팀장급 이상에게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 측은 올해 초 모든 팀장급 이상 780여 명의 임금을 1.8% 인상하고 성과급을 1인당 평균 1700만 원씩 지급했다. 노조는 이를 불공정과 차별이라고 규정했다.
사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문제 삼은 건 이미 수년 동안 이어온 임금체계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건 '팀 GM' 임금체계다. 한국지엠은 팀장급 이상 사무직에 '팀 GM' 임금체계를 적용한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이 체계는 임금에 글로벌 GM의 성과를 반영한다. 성과급은 한국지엠과 미국 GM의 성과를 결합해 지급하고, 두 회사의 성과를 일정 비율로 산정해 반영한다.
이에 따라 팀 GM 임금체계를 적용받는 한국지엠 팀장급 이상 사무직에는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를 겪는 상황에서도 1인당 평균 1500만 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2011년 노조 측에도 팀 GM 임금체계 도입을 권유했다"면서 "당시 노조는 교섭을 통해 임금을 결정하는 체계를 유지하겠다며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카허 카젬 사장의 차별적인 경영행태로 규정하고 경영진 퇴진을 촉구했다. 여기에 한국지엠 경영실패의 책임 역시 현 경영진에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군산공장이 폐쇄될 당시 노조 측이 임금동결과 복리후생 일부를 양보하며 수익성 회복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이후 회사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한 건 경영실패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최근 관심을 끈 쉐보레 수입차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거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합원 동의를 얻는다면 과감히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노조 측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수입해도 마진율이 2%밖에 되지 않는다"며 "조합원이 아닌 글로벌 GM만 이익을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다음 주 예정된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해 경영진이 퇴진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지엠 노조는 20일 4시간 부분파업을 했고, 이날부터 27일까지는 하루 6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한국지엠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회사 사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016년 18만275대에 달하던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9만3317대로 급락했다. 올해 8월까지 내수 누적판매 실적은 4만8763대로 전년 동기(5만8888대)보다 17.2% 줄었다.
내수 판매 감소로 전국의 판매 대리점 20%가 문을 닫기도 했다. 2017년 말 302곳이었던 한국지엠 국내 판매 대리점은 이달 기준 239곳으로 줄었다. 대리점 5곳 중 1곳이 수익성 악화로 폐점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미국 GM을 상대로 12년 만의 파업에 나서며 한국지엠은 내수에 또 다른 악재를 맞이했다.
UAW의 파업은 픽업 콜로라도와 SUV 트래버스를 직수입해 내수 판매를 개선하려던 한국지엠의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해 약속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실행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며 "노조 측에서도 원만한 합의를 위한 대승적인 결단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