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액상 전자담배 ‘쥴’ 제조업체 쥴랩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쥴랩스 지분을 보유한 알트리아와 필립모리스의 재합병도 무산되는 등 전자담배 판매 금지 후폭풍이 거세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쥴랩스는 이날 케빈 번스 CEO가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내 전자담배 광고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쥴은 지난 2015년 출시 이후 전자담배 시장의 40%를 장악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청소년 흡연율이 늘고 관련 질환자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쥴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미국 정부는 ‘전자담배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연방·주 정부의 잇단 규제에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하자 압박을 느낀 CEO의 사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쥴랩스는 자사 지분 35%를 보유한 글로벌 담배회사 알트리아그룹의 K.C. 크로스와이트가 대표직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알트리아가 추진해왔던 필립모리스와 재결합도 결국 무산됐다. 쥴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로 사업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필립모리스 이사회가 합병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고 WSJ는 설명했다.
합병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쥴이 리더십 교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필립모리스 일부 이사진의 반대가 계속됐고 결국 합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대신 함께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공동 판매에 주력하기로 합의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쥴과 달리 아이코스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검토를 거쳐 판매 승인을 받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으로 수백 명이 중증 폐질환에 걸리고 8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