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조용했던 태국 북부의 치앙라이현이 요즘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곳은 약 1년 전만 해도 조용한 시골 마을에 불과했으나 ‘동굴 소년’ 사건 이후 유명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3개월 전에 기념품 가게를 열었다는 한 상인은 “주말이면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작년 6월 23일 태국 유소년 축구 클럽에 소속된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이 훈련을 마친 후 인근 탐 루엉 동굴 탐험에 나섰다가 고립됐다. 당시 이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가 가슴을 졸이며 이들의 생환을 응원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22개국에서 온 전문가들이 이들의 구출 작전에 동참했고, 결국 이들은 17일 만에 기적적으로 모두 구출됐다.
이후 현지 사람들만 찾아오던 동굴은 명소가 됐다. 현재 동굴 주변에는 기념품 가게와 학습센터가 늘어서고, 이곳을 찾는 방문객도 1년 전에 비해 280배나 늘었다고 한다. 현지 관계자는 “연간 5000명이던 관광객이 140만 명이 됐다”며 “예상외 반응”이라고 전했다. 이에 태국 정부는 동굴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동굴은 지난해 10월 삼림공원으로 지정됐는데, 2020년에는 국립공원으로 승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호재로 주변에는 개발이 한창이다. 동굴 입구 부근에는 소년들을 구출하다가 숨진 태국 전 해군특수부대원 사만 구난의 동상이 섰고, 병설 학습센터에는 동굴 모형과 구조할 때 사용된 산소통 등이 전시됐다. ‘영웅’이라는 제목의 거대한 그림 앞은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인기 코스다.
신문은 태국은 연간 380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대국이라며 그동안은 관광객이 방콕과 남부 휴양지 쪽에 집중됐으나 동굴 사건을 계기로 치앙라이현이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한편 11월에는 동굴 소년들의 생환기를 담은 영화 ‘더 던전’이 개봉하며,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도 관련 작품을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