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이익, 이윤, 이문, 비슷한 말인 성싶지만 조금씩 다르다. 이익은 ‘利益’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이로울 리’, ‘더할 익’이다. ‘利’는 ‘벼(禾:벼 화)’와 ‘칼(刂=刀:칼 도)’이 합쳐진 글자로서 원래는 ‘날카롭다’는 뜻이었고 ‘예리(銳利)’가 그 예이다. 칼로 벼를 베어 수확하면 이익이 되므로 나중에는 ‘利’가 ‘이롭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益’의 윗부분은 원래 ‘水(물 수)’를 눕혀 쓴 형태이고 아래는 ‘그릇 명(皿)’이므로 그릇에 물이 넘치는 상태를 뜻하는 글자였는데, 후에 뭔가 가득하여 ‘이로움’이 되는 의미를 나타내는 글자로 쓰이게 되었다. 이에, ‘益’에 ‘물(水=氵)’을 더하여 ‘溢(넘칠 일)’을 따로 만들었다. 국어사전은 이익을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潤은 ‘물(水=氵)’에서 뜻을 취하고 ‘윤(閏:윤달 윤)’에서 발음을 땄는데 ‘윤달(閏)’은 곧 ‘더 있는 달’이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여기서 ‘이로움’이라는 뜻도 취했다. 사전은 이윤을 “일정 기간의 총수입에서 그것을 위하여 들인 비용을 뺀 차액”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문은 ‘利文’이라고 쓰는데 이때의 ‘文’은 ‘글’이 아니고 돈이라는 뜻이므로 이문은 경제적으로 얻은 이익을 통칭하는 말이다. “물건 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많은 이문을 남기고 팔았다”가 이문의 좋은 용례이다.
‘이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다른 가치를 무시한 채 이로움만을 추구한다면 동물과 다를 바 없다. 맹자를 만난 양혜왕이 “장차 우리나라에 어떤 이로움을 주시겠습니까?” 하고 묻자, 맹자가 “왕께서는 하필 利를 말하십니까? 다만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인의는 희미해지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이익만 챙기려 드는 험악한 사회가 되고 있다. 이익을 위해 싸우는 사람은 퇴출시키고 인의를 실천하는 사람을 중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