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보수세력의 대규모 장외 집회가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이를 놓고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내리면서 '검찰 개혁' 대 '조국 파면'이란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한층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집회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서울역 인근까지 이어져 단순 면적으로만 보면 서초동 촛불집회보다 큰 규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광화문 집회 이후 최대 인파가 몰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집회 참석 인원을 300만 명으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는 200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광화문 집회를 민생을 외면한 '선동 정치'라고 규정했다. 반면 지난 주말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 집회는 '시민 집회'라고 평가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의 역량은 광화문 광장이 아닌 태풍피해 지역에서 보여줘야 했다"며 "오늘 광화문 일대의 조국 반대 집회는 지난 주말 '서초동 촛불집회'의 맞불 성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시민들의 자발적 집회에 맞대응하기 위해 제1야당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총동원령까지 내려 집회를 개최한 것"이라며 "시민들의 자발적 촛불집회에 맞불을 놓겠다고 태풍 피해가 발생한 지 하루도 안 돼 당원 총동원 집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를 비롯한 영남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태풍 ‘링링’이 할퀴고 간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지역"이라며 "민생정당의 지도부라면 집회를 연기하고 피해현장으로 달려갔어야 했다"고 부연했다.
이해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광화문 집회에서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정치 선동'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이 개천절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문재인 정권을 ‘단군 이래 최악의 정권’이라며 저주를 퍼부었다"라며 " ‘체제 전복’과 ‘헌법 파괴’까지 들먹인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내란 선동’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광장의 군중들 앞에 선 정치지도자들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사실과 상황을 호도하여 정치적 이득만을 노리면 대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제 발등 찍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뿐이다"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검찰 개혁이 문재인 정부의 비리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문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조 장관에 대해 "까도 까도 양파가 장관 자격이 있나. 반드시 끌어내야 한다"면서 "저런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게 제정신인가. 저런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에 배후가 있다는 것"이라며 "진짜 주범이 누구겠나.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정을 파탄내고 안보도 무너뜨리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이) 조국에게 검찰개혁을 하라고 하고, 조국은 인사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다"며 "수사팀을 바꿔 자기들 비리를 덮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게 검찰개혁인가"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단군 이래 최악의 정권"이라며 "우리의 분노를 문재인 정권에 똑똑히 알려 헌정 농단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게이트'는 단순히 윤리의 실종, 도덕의 추락이 아닌 범법의 문제"라며 "사모펀드나 서울시 지하철의 400억원이 넘는 사업에 관련됐다. 이것은 정권 게이트"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