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혼 외국인 커플 한 방 투숙 허용

입력 2019-10-09 14:27수정 2019-10-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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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의존형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사상 처음 관광비자 발급을 개시한 데 이어 그동안 금지해온 미혼 외국인 커플의 한 방 투숙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CNN이 8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사우디유적관광위원회는 지금까지 외국인 커플이 호텔에 투숙할 때 같은 방에서 묵으려면 혼인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요구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외국인에 한해 미혼 남녀가 같은 방에 숙박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이와 함께 외국인 여성이 혼자 호텔에 투숙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단정한 복장을 요구하는 규정은 그대로이지만 외국인 여성에 한해 머리를 숨기는 ‘히잡’이나 신체를 가리는 ‘아바야’ 착용은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슬람교 성지 메카가 있는 사우디는 엄격한 이슬람 교리를 바탕으로 지배되어 왔기 때문에 45세 미만 여성은 외국인일지라도 혼자 하는 여행은 허용되지 않았고, ‘마람’이라 불리는 남성 가족이나 친척을 동반해야 했다.

사우디 정부의 연이은 파격 행보는 경제 구조를 석유 의존에서 다변화하려는 개혁의 일환이다. 관광 산업은 이러한 개혁의 핵심 중 하나다. 사우디는 국내외 관광객을 2030년까지 연간 1억 명으로 늘리고, 관광 수입을 국내총생산(GDP)의 1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종교적 가치관 때문에 규제가 많다는 이미지를 불식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매년 7~8월 하지 기간에는 메카 순례를 위해 200만 명 이상이 사우디를 찾는다.

이외에 사우디 정부는 고고학적으로 가치 있는 유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새로운 리조트와 테마파크를 짓는 데에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관광비자 발급을 개시한 지 열흘 만에 2만4000명에게 비자를 발급했다고 발표했다. 비자는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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