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험사 자본확충 안 한다면 ‘도덕적 해이’ 간주”
금융당국이 보험사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강화 일정을 1년 늦추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급격한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보험사 책임준비금 급증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 자본 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3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LAT 개선과 재무건전성 준비금 신설 등 보험사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에 대비해 제도 개선을 논의했다. LAT는 결산 시점의 할인율을 반영해 보험사 부채를 재산출하고 이를 현행 부채와 비교해 더 크면 그 차액만큼 추가 적립도록 한다. 현행 LAT 제도는 보험사 부채 시가평가에 대비해 먼저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2022년 IFRS 17 시행을 앞두고 LAT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 시장 국고채 10년 만기물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보험사는 LAT에 따른 책임준비금 급증이 불가피하다. 책임준비금 증가는 곧 당기손익에 반영돼 보험사에 재무부담을 준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책임준비금 적립기준 강화 일정 순연으로 감소되는 책임준비금을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하는 ‘재무건전성 준비금’ 제도를 신설한다. 재무건전성 준비금은 ‘이익잉여금 내 법정준비금’으로 적립된다. 해당 항목은 보험부채에 대비한 자본항목 역할을 담당한다.
금융위는 “재무건전성 준비금은 매년 말 자본항목으로 적립한 이후 IFRS 17 시행 시점에 보험부채 평가액이 증가하면 이는 부채로 전입돼 부채 증가를 이연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을 맡은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단순히 1년간 제도 시행을 연기하면 보험사가 자본 확충을 게을리할 것으로 본다”며 “(재무건전성 준비금 제도로) 올해도 자본 확충에 대비한 준비금을 쌓도록 해 자본확충이 LAT 제도 연계에도 불구하고 착실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윤 국장은 이어 “IFRS17 시행에 앞서서 자본확충을 하지 않는다는 보험사가 있다면 이는 도덕적 해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해 보험사에 자본확충 노력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LAT 제도 개선과 재무건전성 준비금 신설은 각각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과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을 거쳐 올해 말 작성될 재무제표부터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