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ㆍ뷰티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수백 명의 남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올해 패션 트렌드를 한눈에 보는 런웨이를 감상하면서 좀 더 맵시 있는 차림새를 연출하는 방법을 배우고, 얼굴에 맞는 메이크업을 받으며 머리 모양까지 손질했다.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30~40대 남성들을 위한 그들만의 축제 ‘옴므 파티’ 현장의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16일 저녁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지털 쇼룸인 ‘한성자동차 강남 자곡 전시장’에서 ‘노블 옴므 파티’를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른바 ‘명품’만 연간 1억 원 이상 소비하는 30ㆍ40대 남성 우수 고객 200명을 초청했다. 백화점마다 구매액이 높은 VIP 고객을 따로 관리하며 패션쇼 등 전용 행사를 해오고 있지만 남성 VIP 고객만 모아놓고 행사를 진행하기는 업계 처음이라는 것이 롯데백화점 측 설명이다.
이번 행사는 패션과 뷰티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을 위한 강연, 2019 가을ㆍ겨울 상품을 소개하는 해외명품 패션쇼, 메이크업ㆍ헤어 스타일 서비스 등으로 꾸며졌다.
강연은 신동현 에스콰이어(잡지) 자동차 부문 에디터가 이끌었다. 그는 남성들이 관심 있는 시계, 패션에 대한 브랜드, 역사 등을 소개하고 맵시 있게 착용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럭셔리 워치&패션 옴므 스토리 토크쇼’를 진행했다.
이후 ‘IWC’, ‘톰브라운’, ‘지방시’, ‘발렌시아’, ‘로로피아나’ 등 해외 명품 패션, 시계 등 10여 개 브랜드의 런웨이가 이어졌다. 브랜드는 롯데백화점이 직접 선정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사람들에게 많이 오르내리며 가장 잘나가는 인기 브랜드 위주로 꼽았다”며 “브랜드 선정에 특정 콘셉트가 있었다기보다 모두가 관심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를 꼽으려 했다. 30ㆍ40대에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느낌으로 브랜드를 꼽았다”고 말했다.
각종 브랜드의 쇼룸도 구성해 신제품을 직접 착용해 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또 화장에 관심 있는 고객을 위해 뷰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버샵 스타일링존’, 남성 코스메틱을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 등이 준비됐다. 프랑스의 고성능 스피커 브랜드인 ‘드비알레’를 경험할 수 있는 하이엔드 오디오 청음존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이 이처럼 30ㆍ40대 남성 고객만을 위한 행사를 마련한 이유는 소득 수준이 높은 남성들 사이에서 외모에 관심을 갖고 의류와 화장품으로 자신을 치장하는 ‘그루밍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유통업체 매출을 이끄는 ‘큰손’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30ㆍ40 남성 고객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구매 고객 중 남성 고객의 비율은 2016년 25% 수준에서 지난해 31%로 늘어났고, 우수고객(MVG)의 경우도 2016년 롯데백화점 MVG 중 남성 비율은 25.5% 수준이었으나, 2017년에는 26%, 지난해에는 27.3%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2017년 가전, 남성의류, 아웃도어 순이었던 남성 우수고객의 구매 상품군 순위는 최근 자기 관리와 패션에 관심을 가진 남성들에 힘입어 올해 1~9월에는 가전, 화장품, 해외명품 순으로 크게 변화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 남성 고객을 끌기 위해 앞으로도 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브랜드를 지속해서 론칭하고, 이번 옴므 파티처럼 새로운 행사를 기획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