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회복 더디지만 내년 가이던스 개선 전망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장관회의에서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건설투자의 역할도 크다"며 "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주거공급을 최대한 앞당기고 교통난 해소를 위한 광역교통망을 조기 착공하며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문 대통령은 "SOC 등 지역경제 활력 3대 프로젝트도 추진하겠다"고 지난 주 발언에 대한 내용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이 건설투자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공언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잠실마이스(MICE)단지,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 등 서울 강남권에서만 총 7조 원이 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오는 12월 일제히 시작하면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 역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금리인하는 건설주에 호재로 통한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싼 이자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설사들은 업종 특성상 차입규모가 큰 편인데,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이자부담이 줄어 재무상태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대형건설사들의 주가는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정책적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상한제라는 대형 악재가 여전히 마무리 되지 않았고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건설업종 지수는 지난 8일 69.66까지 떨어졌다가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다음날인 18일 72.26까지 올랐지만 21일에는 71.22까지 다시 하락했다. 지난 2월 88.68(2월13일)을 기록한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수년동안 해외수주의 부진에도 건설사들의 실적을 떠받치던 주택시장에 대형 악재인 분양가 상한제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초 김현미 장관이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 확대시행 방안을 내놓으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HDC현대산업개발은 6월 말 이후 이달 21일까지 주가가 26.8% 하락했고 GS건설도 20.57%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이 18.19%, 대림산업이 16.26%, 대우건설이 6.88% 주가가 빠지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해외수주가 대기하고 있고 정부의 개발사업 육성이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공급우려가 있었지만 내년 4월 시행 이전까지의 밀어내기 분양으로 향후 약 3년간의 건설사 실적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여기에 3기 신도시 의 공급일정이 앞당겨지고 GTX 및 SOC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토목을 중심으로 한 펀더멘털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은 한동안 분양가 상한제와 북미회담 결렬 등 업황에 대한 우려로 주가성과가 좋지 못했고 올해 해외수주 역시 부진하지만 그 동안 이연된 프로젝트들의 결과가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나올 것으로 기대돼 내년 가이던스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라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고 기존 계획된 주택 등의 건설시기를 앞당기라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면서 “따라서 기존 계획되어 있던 3기 신도시 건설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등의 추진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건설업 전반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