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식품업체인 삼양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는 올해 기업 지배구조 평가에서 지난해보다 두 계단 하락한 ‘D’ 등급을 받았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홀딩스그룹은 14개 국내 계열사가 있으며 이 중 4개(삼양홀딩스, 삼양사, 삼양패키징, 케이씨아이)가 상장해 있다.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회사는 삼양홀딩스와 삼양데이타시스템즈가 꼽힌다.
삼양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41.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기준 지난해 매출액 830억5700만 원을 기록했다. 여기서 지주회사 관련 수익인 배당수익과 지분법 이익을 제외한 삼양홀딩스의 매출액은 408억 원이다. 이 중 96.32%에 해당하는 393억 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2017년에는 지주회사 관련 수익인 배당수익과 지분법 이익을 제외한 매출액 487억 원 중 393억 원가량(80.69%)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됐다. 내부거래 매출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곳은 삼양사다.
삼양홀딩스 전산팀을 모체로 설립된 삼양데이타시스템즈는 삼양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주주 등이 간접적으로 41.71%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매출액 529억 원 중 175억 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려, 내부거래 비율 33.08%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매출액 470억 원 중 171억 원(36.38%)이 내부거래에서 발생됐다. 이 회사도 삼양사가 내부거래 매출을 가장 크게 올렸다.
앞서 지난해 11월 경제개혁연구소는 삼양홀딩스와 삼양데이타시스템즈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지적한 바 있지만 내부거래율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양홀딩스는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올해 기업 지배구조 평가에서 ‘D’ 등급을 부여받았다. 전년에는 ‘B’ 등급을 받았으나 올해는 두 계단 하락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자본시장의 변화에 따라 주주총회 관련 기업 관행의 개선으로 전반적으로 등급이 향상된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평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기업에 부여되는 등급”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