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황사용 마스크 출시…"나노멤브레인 소재, 전 세계 1등 자부"
“‘에어퀸’을 생리대를 넘어서는 생활용품 브랜드로 만들 것이다. 기저귀, 황사용 마스크, 방수 앞치마 등이 앞으로 에어퀸의 브랜드를 달고 출시될 예정이다.”
김효규(58) ‘레몬’ 대표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질문마다 막힘없이 답했다. 톱텍 자회사로 레몬이 그간 성장한 과정이나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망설이지 않고 답하는 모습에서 단단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소재 업종의 레몬이 ‘숨 쉬는 생리대’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 진출하고, 기업공개(IPO)까지 나서게 된 배경을 들어보았다.
레몬은 2012년 9월 공장자동화(FA) 기업 톱텍에서 분리 독립해 설립된 톱텍HNS가 모태다. 2017년 사명을 바꾼 레몬의 사업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에 들어가는 전자방해 전자파간섭(EMI)차폐 부품과 나노멤브레인이다.
나노멤브레인 사업에 관해 김 대표는 “전 세계를 찾아봐도 공정기술, 대량 생산, 품질 등 모든 면에서 레몬보다 나은 곳은 없다”며 1등 업체임을 자신했다.
나노멤브레인 1등 업체로 발돋움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11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본사와의 공급 계약이었다. 레몬은 노스페이스에 2021년까지 3년간 최저 공급량 495만㎡ 이상의 나노멤브레인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레몬의 나노멤브레인 소재가 들어간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는 ‘퓨처라이트’라는 이름으로 론칭돼 이달 1일부터 전 세계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 대표는 “노스페이스와의 계약은 전 세계에 레몬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나노멤브레인으로 고어텍스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스페이스가 경쟁을 붙이지 않고, 우리와 독점 공급을 했다는 것 자체가 레몬이 나노멤브레인 분야에서 1등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레몬은 올해 4월 나노 멤브레인을 적용한 생리대 ‘에어퀸’을 출시하며 B2C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출시 준비까지는 1년 반이 걸렸다. 레몬이 B2C 시장에 직접 나선 데에는 나름의 배경이 있었다. 김 대표는 “유한킴벌리, 깨끗한나라, LG유니참 등 생리대 사업을 하는 업체들과 미팅을 했는데 노스페이스와의 계약 전이라 나노멤브레인에 대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했다”며 “그 때문에 업체들 반응이 늦었고, 업체 반응을 기다리기 전에 우리가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하늬를 모델로 한 에어퀸은 5월부터 CJ오쇼핑에서 정기배송 서비스를 론칭했고,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캐나다 등에도 진출했다. 이달에는 미국 아마존에도 입점했다. 기존 생리대 제품보다 2만 배 높은 통기성, 6배 이상의 투습도를 자랑한다.
김 대표는 “중동, 유럽까지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현재 아프리카에도 진출하기 위해 에티오피아 유통 대리점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나노 멤브레인 소재를 적용할 제품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 아래 B2C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어퀸 브랜드로 내달에는 황사용 마스크를, 연말께에는 기저귀가 출시된다. 내년에는 마스크팩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 씨는 “에어퀸의 B2C의 글로벌 제조사들의 관심도 많아져 글로벌 여성용품ㆍ생활용품사와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어, B2B 시장으로 본격적인 매출 확대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레몬은 내달 상장을 목표로 이달 IPO 절차에 돌입했다. 이달 4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레몬은 기술특례 제도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레몬은 나이스평가정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 이에 관해 “두 기관에서 모두 A를 받은 데는 거의 없다고 들었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정부로부터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정책 지원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계속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있고, 이번을 계기로 연구 개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가 그리는 10년 뒤 레몬은 ‘초격차 경영을 하는 글로벌 나노소재 강소기업’이다.
그는 “나노멤브레인에서 전 세계 1등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정상에 우뚝 서 있는 히든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