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제약 산업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가진 회사와 아닌 곳으로 나뉠 것이다.”
와이디생명과학 본사에서 만난 이진우 대표는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신약 개발 초기엔 후보 물질을 찾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가 신약개발에 뒤쳐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보물질을 찾는 데 10년 이상도 걸린다”며 “찾아도 실패 확률이 높지만 AI를 활용할 경우 6개월이면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담넷’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체 플랫폼은 1.0 버전이 개발 완료된 상태로, 지난달엔 이를 토대로 원천기술 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회사는 2021년까지 3.0 버전을 만들어 국내외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1년에 두 개의 물질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장 내년 이맘때부터는 원하는 후보물질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가 플랫폼에 공을 들인 이유는 자체 기술을 위해서다. 앞서 2016년 아주대 산하 협력단으로부터 안과질환 당뇨성 황반부종(DME)을, 지난해엔 항암 유전자치료제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 이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중소 벤처에서 자체적인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천기술을 갖는 게 쉽지 않다”며 “원천기술이 아닌 기술 이전만으로는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AI 기술을 통한 플랫폼을 개발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와이디생명과학은 지난 8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3수 끝에 얻은 소중한 결과였다. 아직 예비심사 청구가 남은 만큼 상장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회사는 내년 초를 예상하고 있다.
상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임상 결과다. 현재 당뇨성 황반부종(DME) 임상2a와 관련해 지난달 환자 모집을 마쳤고 12월까지 투약을 마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기 때문에 상장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왕이면 임상 결과를 보고 상장을 했으면 한다”며 “임상 결과가 잘 나오고 나서 상장을 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ME 임상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상장의 흥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결과가 성공적일 경우 동일한 기전을 갖고 있는 당뇨성 망막증과 노인성 황반변성에 대한 임상 역시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약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회사지만 자체 자금 조달에 대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자체 수익성은 그간 개발에만 치중해온 바이오 업체들에겐 리스크로 꼽혀오던 문제였다.
이에 자회사인 삼일약품교역을 3년 전에 인수했고, 현재 이 곳에서만 300억 원 규모의 연 매출을 내고 있다. 별도로 자체적인 진단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기술 특례 회사 대부분은 신약 개발만 할 뿐 매출은 없다”며 “우리의 경우 기본적인 매출을 거두는 만큼 타 기업과 확실히 차별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바이오 산업이 당장은 어렵지만 미래의 고부가가치를 줄 산업이라고 확신한다”며 “회사 내부의 안정적인 수익사업과 AI플랫폼을 통해 안정과 성장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