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 체제가 중요…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 시장 '퍼스트 무버'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가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을 예고했다. 효율적인 전기차 부품 대량생산 체계를 갖춰 현대자동차의 ‘열정적인 조력자’가 될 것이라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추진 중인 자율주행 분야 합작사 설립과 모빌리티 서비스 전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노이먼 이사는 25일 현대모비스 이사회를 앞두고 방한한 자리에서 “(내연기관이) 전기차로 100% 대체될 것을 확신한다”며 “미래에는 모든 차에 전기모터가 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가 2025년까지 테슬라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에 대해서는 “(달성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테슬라도 훌륭하지만, 고급전기차 시장에 가깝다. 중요한 건 대량생산 체제”라고 강조했다.
실제 노이먼 이사는 현대모비스의 장점으로 효율적인 대규모 양산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전기차의 어려움은 이익창출”이라며 “효율적인 생산체계로 비용을 줄이고, 판매 방식과 고객을 위해 적용할 기술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노이먼 이사는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라고 진단하며 정의선 부회장의 리더쉽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정 부회장이 최근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자동차 50%ㆍ소형 비행기 30%ㆍ로보틱스 20%로 제시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이먼 이사는 “미래차 시장은 ‘주문형 모빌리티(Mobility on Demand)로 바뀌고 있다”며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스쿠터로 또는 드론으로 빨리 이동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호기심이 많은 분이고 경청하기를 즐겨한다”며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도 모든 사내외 이사들이 자유롭게 회사의 발전 방향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앱티브(APTIV)ㆍ벨로다인(Velodyne) 등과 협업한 점 역시 바람직한 결정으로 내다봤다.
노이먼 이사는 “자율주행에 뛰어든 많은 회사가 있지만, 기술분야는 광범위해 1개 회사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다”며 “앱티브와의 합작회사 설립은 미래차 시장에 ‘롤 모델’이 되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자와 더 많은 파트너쉽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출신의 노이먼 이사는 폭스바겐과 오펠 등 완성차 업계 CEO를 역임했고, 북미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에서 최고경영진을 맡기도 한 전문가다. 지난 3월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무전문가 브라이언 존스(Brian D. Jones)와 함께 사외이사로 임명됐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창사 이래 최초로 2명의 외국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글로벌 이사회’를 구성했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확보해 급변하는 자동차 환경에 대응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겠다는 목표에 따른 결정이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이사회 구성 후 서산 주행시험장, 충주공장 등 국내외 사업장에서 현장이사회를 열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