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와의 합병 추진 무산에 PSA로 눈 돌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양사가 합병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다며 성사되면 약 46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사의 합병 추구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주춤하고 산업 변화로 자동차 대기업들의 비용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량 등 새로운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투자 부담을 최대한 덜고자 그동안 경쟁 관계였던 라이벌과 손을 잡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FCA와 PSA는 50대 50의 대등한 관계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그룹 회장이 합병으로 탄생할 새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FCA의 존 엘칸 회장이 새 회사에서 같은 역할을 맡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상황은 유동적이어서 합병 성사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하다.
특히 FCA는 PSA의 프랑스 경쟁사인 르노와 합병을 추진했으나 르노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와 르노의 연합 파트너인 일본 닛산자동차의 반대 등으로 이 계획이 무산되자 PSA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WSJ는 FCA가 르노와의 합병을 논의하기 전인 연초에 PSA와 합치는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다만 엘칸 회장은 르노와의 합병을 더 선호했다. 지정학적으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합병이 무산된 뒤에도 엘칸 회장은 논의 재개 문을 열어뒀으나 르노와 닛산을 둘러싼 혼란이 여전히 가시지 않자 PSA와의 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합병 추진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FCA 주가는 전일 대비 7.6% 급등한 14.23달러로 마감했다. FCA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1.6% 하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