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4일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이병록 예비역 해군준장(제독)을 영입했다.
정의당에 장성 출신 인사가 입당하기는 처음이다. 그는 최근 자유한국당 영입 논란이 일고 있는 박찬주 전 육군 제2작전사령관을 의식한 듯 "갑질 없는 군대"를 언급했다.
앞서 이 전 준장은 지난 2017년 민주당 부산시 안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 전 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의 높은 인권의식과 성숙한 민주주의에 걸맞은 국방 정책과 평화체제 정착에 앞장서달라고 요청했다. 가족의 입장에서 갑질 없는 군대를 넘어 갑질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했다. 그 뜻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전 준장은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많은 국민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여야가 따로 없는 안보 분야에서도 진영 간 180도 다른 해석이 충돌한다. 심지어는 안보를 당리당략으로 이용하여 오히려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며 "제가 본 정의당은 안보에 대한 논리가 탄탄하고, 현실 감각이 뛰어난 당"이라고 말했다.
이 전 준장은 해군사관학교 36기로 충남함 함장과 해군 교육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뒤 2013년 해군 준장으로 예편했다. 그 후 서울대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2017년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심 대표는 "이 제독이 군에서는 '지키는 평화'를 위해 헌신했다면 전역 후에는 '만드는 평화'를 위해 헌신한 진짜 군인이다. 스스로를 의병이라고 외치는 이 제독은 통일운동가이며 평화운동가"라며 "합참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남북 군비통제와 평화전략을 조언하는 전략적인 두뇌 역할을 해왔다"고 평했다.
이날 입당식에서는 최근 자유한국당이 영입하려다 보류된 박찬주 전 사령관과 이병록 제독을 비교하는 발언도 언급됐다. 심 대표는 이 전 준장에 대해 "무엇보다 부하에게 갑질을 하지 않은 신망이 두터운 덕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병역을 면탈한 사람이 주류 행세를 하면서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군에서 자식 같은 공관병에게 갑질을 해서 문제가 된 고위 장성을 영입하려다 만 해프닝도 벌어지는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박 전 사령관을 언급하며 "갑질장군은 갑질정당 한국당으로 가고, '을'들을 대변하고자 하는 이병록 제독께서는 을을 위한 정당 정의당으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박 전 사령관이 본인의 공관장 갑질을 폭로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에 대해서 '삼청교육대에 가서 교육 좀 받아야 되겠다'고 말했다"며 "삼청교육대가 교육대학도 아니고, 옛날 정변을 치르면서 만든 희대의 인권 탄압인데, 이런 식으로 자기 방어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