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와 18일부터 4주간 공동검사…유증ㆍ후순위채 발행 확대 초점
금융감독원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KDB생명보험의 경영실태평가(RAAS)에 착수한다. 경영 전반에 대해 조사하는 경영실태평가는 평가등급이 낮으면 경영개선을 요구받거나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될 수 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18일부터 내달 13일까지 4주간 KDB생명 경영실태평가에 착수한다. 금감원이 KDB생명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것은 2014년 종합검사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검사는 예금보험공사의 공동검사 요청으로 함께 진행된다.
경영실태평가는 △경영관리 △보험 리스크 △금리 리스크 △유동성 △자본 적정성 △수익성 등 7개 항목에 대해 평가하며 각 1~5 등급으로 부문별 점수를 매긴 후 다시 종합등급(1~5등급)을 결정한다. 종합등급이 낮고 RBC(보험금 지급여력) 비율도 100% 미만이면 금감원이 임원진 교체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경영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실태평가는 평가 주기와 리스크 상태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며 “KDB생명은 연초 검사계획이 예정돼 있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각을 앞둔 만큼 경영실태평가가 매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안 좋을 경우 매각을 앞둔 KDB생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특히 재무건전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지표상으로 보면 KDB생명의 RBC비율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덕분이었다. 2016년(125.7%)과 2017년(108.5%)에는 금융당국이 권고하고 있는 RBC 150% 이하 수준에 머물렀다.
문제는 후순채·영구채 발행 규모가 커진 만큼 KDB생명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KDB생명의 후순위채 규모는 5550억 원 규모로 올해 상반기에 이자비용이 120억 원 상당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57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은 가시적인 건전성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RBC를 맞추기 위해 유상증자→후순위채·영구채 발행→역마진 발생→유상증자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네 번째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달 예비입찰을 통해 투자의향서(LOI)를 받고, 적격 인수후보(쇼트 리스트)를 발표한다. 연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초 매각을 종료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