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뭉칫돈”…이달 들어 MMF에 5조4000억 유입

입력 2019-11-1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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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난 가운데 단기 부동 자금용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이달 들어서만 약 5조4000억 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수시 입출금식 상품인 MMF 설정액은 120조8225억 원으로 전월 말(115조4389억 원) 대비 5조3836억 원 가량 증가했다. MMF 설정액은 이달 1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유입세를 기록했다.

순자산총액도 지난달 말 116조5999억 원 수준에서 이달 7일 현재 122조625억 원으로 5조4626억 원 가량 증가했다. MMF 설정액은 10월부터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11월에도 순증을 이어가면서 MMF에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투자자들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할 때 자금을 잠시 넣어두는 창구로 활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국고채 등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MMF의 수익률이 높아져 자금 유입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국고채 등의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는 MMF에 자금이 유입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줬을 것”이라며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시장 금리도 올라 MMF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시중에 풀린 부동자금이 MMF로 빠졌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의 입장 차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다시 불안 심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철회 합의에 대한 미중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며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불안한 코스피 등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MMF로의 자금 유입이 단순히 연말을 앞둔 월초이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MMF 자금 흐름은 계절성이 강한 편이어서 주로 분기 초, 월초에 자금이 들어오고 분기 말, 월말에는 자금이 나간다”며 “최근 단기 유동성 자금들이 머무는 차원에서 MMF에 유입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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